김용민 교수 “이명박, 얼마 남지 않았다”
MBC 총파업 5일째 강연…MB 정권 ‘시한부 정권’ 명명 김용민 한양대 겸임교수(시사평론가)가 9일로 총파업 5일째를 맞이하고 있는 서울 여의도 MBC 본사를 찾아 ‘MBC 파업’에 대한 생각을 풀어냈다. 김 교수는 ‘이명박 정권’에 대해 “대화 대신 조인트로 대답하는 정권”이라며 “저는 이 정권을 조금도 믿지 않는다. 가벼운 말을 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김 교수는 윤도현, 김제동 등을 거론하며 “방송사에 시간이 갈수록 이명박 대통령의 기호에 반하는 인물이 하나둘씩 사라지더니 맞는 인물들로만 채워지고 있다”면서 “MB를 위한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고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자신 역시 KBS 1, 2라디오에서 4개의 프로그램을 출연하다 이병순 전 사장 시절 “어느 순간 갑자기 다 짤렸다”고 말했다. 방송 1시간을 앞두고, “이제 안 오셔도 됩니다”는 통보를 받은 사례도 소개했다. 하지만 그는 “우울하지 않았다. 2000년대에 ‘이렇게 비루한 정권하에서 정권과 싸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 교수는 이명박 정권을 ‘1년 8개월’ 시한부 권력이라고 명명했다. 그는 “이명박 이후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될까. 이명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야당이 집권하는 게 나을 것”이라면서 “얼마 전에 친박인사 한 분 만났는데, 그분은 ‘잃어버린 15년’이라고 하면서 ‘MB정권을 가루를 내겠다’고 말하더라. 야당이 (탄압을)하면 정치보복이라고 하지만, 우리가 하면 자기쇄신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라 말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한나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지게 되면 대선 모드로 돌아서고, 조중동도 MB와 함께 침몰하지 않기 위해 더 이상 도와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MB 정권을 “아이스크림 녹듯이 없어질 정권”이라며 MBC 조합원들을 향해 “여러분들은 혼자 싸우는 게 아니지 않냐. 이렇게 많은 동지들이 있는데 뭐가 두렵나”고 MBC 총파업을 격려했다. 이어 김 교수는 “역사가 이야기한다. 모든 권력은 언론을 장악하고 싶어한다. 과거 정권도 마찬가지”라며 “언론자유는 민주주의와 같아서 투쟁은 하면 할수록 스펙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승만 정권 시절 최대 야당지였던 <경향신문>이 박정희 정권에서 친정부 성향으로 바뀌었지만, 다시 돌아온 점 등을 사례로 들며 “정신은 이어져 내려온다”고 설명했다. “MBC 초기, MBC가 부산 시가지 중심에 있었는데, 당시 4·19혁명을 생중계했다. 옥상에서 마이크를 설치해놓고 ‘지금 전경들이 달려오고 있습니다’는 식으로 말이다. 故 김주열 열사 사망 1보도 MBC가 했다.” 김 교수는 “조직을 장하면 모든 것을 장악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말미잘 같은 생각”이라며 “MB 정권 멸망을 확신하는 이유는 언론인의 자존심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이건 정말 최악의 패착을 부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좌절하면 변절한다. 좌절하지 마라. 동지들이 많다. 좌절하면 변절하고 쓰레기가 된다. 쓰레기는 재처리가 안된다”고 강조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권력과 맞서는 방송사 하나 있어줘야 되는 거 아니냐. 여러분들이 이 대통령이 말하는 ‘국격’을 지키는 수호자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PD저널] 제공 PD저널(http://www.pdjournal.com)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