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지분율은 재건축 시세차익 바로미터/재건축 아파트값 '날개없는 추락'
무상지분율은 재건축 시세차익 바로미터
분양 경기 나쁠 땐 갈등 불씨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앞둔 서울 강동구 고덕주공ㆍ둔촌주공 단지 등에서는 요즘 무상지분율이 화두다. 무상지분율은 조합원들이 각자의 대지 지분(땅 소유 면적)에 따라 공짜로 새 아파트를 배정받는 비율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한 조합원의 대지지분이 66㎡이고 이 단지의 무상지분율이 150%일 경우 이 조합원은 99㎡의 새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것이다. 재건축 사업방식은 크게 도급제와 지분제로 나뉘는데 무상지분율은 지분제 방식을 택할 때 적용되는 비율이다. 지분제는 건설사(시공사)가 조합원들에게 일정한 무상지분율을 약속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설계변경 등으로 공사비 더 들 수 있어 조합원으로서는 재건축 사업이 어떻게 되든 시공사가 제시한 무상지분율 만큼은 자기 몫으로 챙길 수 있기 때문에 요즘처럼 주택시장 전망이 불투명할 때 선호하는 방식이다. 시공사들은 사업을 따기 위해 경쟁적으로 높은 무상지분율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조합원들이 주의할 게 있다. 대부분의 시공사는 지분제로 사업을 진행할 경우 조합원들은 추가분담금 없이 새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용적률·가구수·사업기간·이자율 등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공사가 모든 위험을 떠안고 사업을 진행하지는 않는다. 시공사들은 설계 변경, 사업기간 지연, 마감재 변화 등에 따라 추가로 공사비를 요구할 수 있다는 내용 등을 사업제안서에 반드시 달아 놓는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한 단지의 경우 2003년 160%로 제시됐던 무상지분율이 144%로 바뀌면서 갈등을 빚었다. 높은 무상지분율을 제시한 시공사는 일반 분양분의 분양가를 비싸게 받아 사업 수지를 맞춰야 한다. 분양 때 경기가 나빠 분양가를 비싸게 정하지 못한다면 시공사는 공사비를 줄이려 하게 마련이고 이는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일반 분양이 잘 돼 사업 수익이 많이 나도 조합원과 갈등을 빚는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단지의 조합원들은 “시공사가 너무 많이 챙긴 이익 3000억원을 돌려달라”며 최근 소송을 냈다. 도급제의 경우 건설사는 공사비만 받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분쟁이 적다. J&K부동산 연구소 권순형 소장은 “완전한 지분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조합원들은 도급제와 지분제의 장·단점을 잘 따져 자신들의 단지에 유리한 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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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아파트값 '날개없는 추락'
안전진단 통과 호재에도 하락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 재건축 대상 아파트 매매가 하락세가 무섭다. 최근 저렴한 `급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조금씩 이뤄지고는 있지만 가격은 더 떨어지고 있다. 수요자들도 여전히 추가 하락을 기대하며 매수 결정을 미루는 분위기다.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 잠시 `반짝 상승'하던 재건축 아파트값은 2월부터 줄곧 하락하고 있다. 내림세도 점점 가팔라지는 추세다. 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4월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 월간 변동률은 서울 -1.93%, 수도권 -0.51%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연초대비 최고 2억5000만원↓ 전달인 3월 서울 -0.55%, 수도권 -0.15% 보다 내림세가 더 뚜렷해졌을 뿐 아니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확대시행으로 가격이 급락했던 지난해 10월(서울 -0.76%)보다도 낙폭이 크다. 지역별로는 송파(-4.48%), 마포(-3.53%), 강동(-2.36%), 강남(-2.27%), 강서(-1.67%) 순으로 떨어졌다. 실제로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112㎡형은 4월에 11억원에 팔렸는데 최근에는 10억원대에 매물이 나와 있다. 올해 초 같은 면적형이 12억3천500만~12억5천만원에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넉 달 만에 2억5000만원 이상 하락한 것이다. 가락시영은 저가 급매물이 거래되고 있지만 가격은 갈수록 떨어져 49㎡가 5억5천만원선이고 강동구 고덕주공은 2단지의 시공사 선정 무산으로 분위기가 급랭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용인(-3.43%), 과천(-1.7%), 의정부(-0.67%), 광명(-0.29%) 순으로 하락했다. 경기도 과천주공1ㆍ6ㆍ7ㆍ9단지 역시 4월 말 안전진단을 통과했는데도 당초 기대했던 용적률보다 낮은 수준으로 발표돼 시장의 반응은 미미하다. 별양동 주공6단지는 오히려 3월말 대비 5천만원가량 떨어진 수준에 시세가 형성돼있다. 용인 신갈동 주공아파트도 최근 시공사를 선정했지만 매수세가 없다. 42㎡가 3월 대비 1천만~2천만원 내린 2억~2억3천만원선이다. 서울 재건축 시가총액 연초대비 1조3000억원 `증발' 이처럼 재건축 아파트값 내림세가 장기화하면서 자연히 평균 매매가와 시가총액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부동산뱅크 조사에 따르면 서울지역 재건축 대상 아파트 11만1353가구를 대상으로 시가총액 추이를 조사한 결과 4월에는 96조4031억원으로 집계됐다. 1월 97조7928억원에서 1조3000억원 이상 줄어든 것이다. 특히 강남지역 재건축 단지 하락세가 두드러져 강남구와 송파구, 강동구 등 강남지역 3개구 재건축 단지의 시가총액은 같은 기간 85조4097억원에서 83조8543억원으로 1조5000억원 이상 줄었다. 강남권 중에서도 송파구 시가총액 감소폭이 1조1616억원 가량으로(16조673억원→14조9057억원) 가장 컸다. 개별 단지별로도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가 1~4월 6168억원(5조2723억원→4조6537억원)으로 가장 많이 줄었고, 가락동 가락시영1차도 같은 기간 2조2734억원에서 2조451억원으로 2283억원 감소해 그 뒤를 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