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재로 독도홍보관 마련한 길종성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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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고인이 됐지만 수원에 이종학(李種學)이란 분이 있었다. 서지학자로서 사재를 들여 각종 고문서와 서책을 수집, 역사를 연구하는 이들에게 큰 도움을 줬던 분이다. 생전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료(史料)를 수집했는데 그 가운데서도 일제시기 항일운동, 수원화성, 이순신 장군, 독도 등에 관련된 사료들이 대표적인 것들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독립기념관, 동학혁명기념관, 현충사에 기증 됐고 방대한 사료집을 발간하여 국내·외에 배포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머지는 선생의 사후, 유족에 의해 모두 수원시에 기증됐고 수원시는 ‘사운’이라는 그의 호를 사용한 사운사료관(수원박물관 내)을 마련해 전시하고 있다. 특히 사운 선생이 평생 수집한 독도 관련 사료 기증은 울릉군 독도박물관 건립에 결정적인 바탕이 됐고 선생은 명예관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그러나 사운 선생이 지난 2002년 11월 23일 75세의 나이로 별세한 뒤 독도는 우리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갔다. 3.1절이나 8.15광복절에 즈음해 언론에서 관심을 보였다. 일본의 독도관련 발언 또는 교과서 문제가 터질 때나 분노할 뿐이었다. 이런 때에 개인이 사재를 털어 만든 독도홍보관이 최근 문을 열었다는 보도는 눈길을 끈다. ‘독도사랑회’의 길종성(50)회장이 개인 재산 1억여원을 들여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1동에 ‘독도홍보관’을 마련했다는 것이다.(본보 6월 17일자 1면) 이 독도홍보관에는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임을 증명하는 고지도와 동·식물 사진 등 독도 관련 자료 100여점이 전시돼 있다고 한다. 특히 전시된 고지도 가운데 1732년 프랑스 지리학자 당빌이 만든 ‘중국전도’에 독도 옛 지명이 표기돼 있는 것이다. 독도를 650분의 1로 축소한 석고 모형과 독도의 사계절 및 생태계가 담긴 사진 전시도 하고 있다. 길회장은 ‘독도는 우리땅’을 부른 가수 정광태씨를 만난 후 독도사랑을 실천하고 있다는데 그동안 전국 순회 독도표기 고지도 전시회를 9차례나 했단다. 우리는 “말로만 외치는 독도사랑은 메아리에 불과하다”는 길 회장의 이야기를 심각하게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사회 일각에는 ‘일본 식민과거는 우리나라의 발전에 이바지한 기회’‘위안부는 돈을 벌기 위한 자발적 매춘활동’이라는 등 일본의 역사 왜곡을 옹호하는 부류들이 있다. 길회장의 독도홍보관 개관‘의거’가 이런 쓰레기 같은 인간들에게 민족과 역사를 돌아보게 하는 반성의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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