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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총선 고민하는 정치권, 15대 총선 따라배우기

19대 총선 고민하는 정치권, 15대 총선 따라배우기
2011-07-12 오후 1:46:39 게재

96년 총선의 교훈 '기득권 고수=패배'
여당, 파격공천했던 수도권서 승리 … 지방선거 승리 믿었던 야권 패배

요즘 정치권에서는 1996년 15대 총선에 대한 언급이 부쩍 늘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내년 총선 목표를 "15대 수준"이라고 설정했고, 당시 공천을 주도했던 김현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의 노출 빈도도 높아졌다.

15대 총선에 대한 주목은 내년 총선에 대한 정치권의 고민을 담고 있다.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참패를 경험한 한나라당은 '1995년 지방선거 패배 → 1996년 총선 승리'라는 경로를 만든 '1996년 모델'을 전범으로 삼으려 한다. 반면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서는 15대 총선의 뼈아픈 패배를 다시 경험해선 안 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1996년 모델은 '지방선거 패배 → 총선 승리' = 1995년 지방선거는 여당의 완패로 끝났다. 15개 광역단체장 중에서 5개만 승리했을 뿐이었다. 서울시장과 서울 25개 구청장 중에서 23개를 야당에게 내줄 정도였다.

절치부심하던 여당은 당시 김영삼 대통령과 대립하던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총재와 이우재 이재오 김문수 등 민중당 3인방, 홍준표 안상수 맹형규 등 스타급 인사를 영입했고 당명도 '신한국당'으로 바꿨다.

참패 전망이 대세였지만 승리의 여신은 신한국당의 손을 들어줬다. 특히 서울에서는 47석 중 27석을 얻으며 사상 처음으로 여당이 서울의 과반을 넘었다.

100석을 목표로 했던 국민회의는 지역구 66석만 건지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이종찬 조세형 정대철 한광옥 등 중진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셨고 전국구 14번에 등록하며 배수진을 쳤던 김대중 전 대통령도 배지를 달지 못했다.

승패는 기득권 고수와 포기를 사이에 둔 '파격공천'과 '야권분열'에서 갈렸다. 신한국당 공천에서 기득권을 가진 민정계는 뒷전으로 밀렸고, 신진·개혁인사들이 그 자리를 메웠다.

◆야당, 지방선거 승리만 믿고 국민회의-민주당 분열 = 반면 야당은 '지방선거 승리'에 취해 계파 기득권을 포기하지 못해 분열했다. 막연히 '반YS 정서'에만 기댔을 뿐 변화는 없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복귀를 둘러싼 갈등이 커지면서 국민회의와 민주당으로 갈라섰다.

실제 서울의 신한국당 승리 지역구 27개 중에서 국민회의와 민주당 후보의 표를 합하면 승리할 수 있었던 곳은 23개나 됐다. '야권 단일후보'가 나섰다면 서울 47개 지역구 중 42개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셈이다. 기득권을 포기하지 못한 야권이 원내 1당을 스스로 걷어차버린 것이다.

반면 대구경북의 기득권은 신한국당 민정계가 쥐고 있었다.

김현철 부소장도 "민정계가 지분을 갖고 있는 TK(대구경북)은 생각보다 물갈이가 안됐다"고 회고했다. 기득권을 포기하지 못한 신한국당은 대구 13개 지역구 중 2개만 건지는 수모를 당했다.

한나라당 수도권 초선의원은 "기득권을 포기하고 자세를 낮춰야 민심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역사의 경험"이라며 "말로만 변화를 외칠 것이 아니라 권력을 향유한 집단과 중진의원부터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국민들이 진정성을 믿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허신열 기자 syhe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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