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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내년 총선때 한나라 90~110석`

김종인 "내년 총선때 한나라 90~110석"

<뷰스칼럼> 한나라 "설마 그럴 리가...", MB 4년의 인과응보

2011-07-13 13:15:47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6일 내년 총선 목표와 관련, “135~140석만 되면 대성공이라고 본다. 반대로 120석 이하로 떨어지면 참패”라고 말한 직후다. 한 저녁모임에서 홍 대표 발언이 화제가 됐다.

김종인 전 경제수석이 "한나라당이 몇석이나 얻을 것 같냐"고 물었다. "120석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김 전 수석은 "내가 볼 때는 90~110석"이라고 말했다. "지난번 총선의 정반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민주당과 진보정당들의 의석을 다 합쳐도 100석이 안됐던 지난번 총선 때와는 정반대 쓰나미가 한나라당을 강타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김 전 수석은 더 나아가 "한나라가 텃발이라고 생각하는 강남권에서도 한두곳은 패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지금 민심이 얼마나 삼엄한지를 한나라당이 전혀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김 전 수석은 더 나아가 "지금 야권의 수도권 총선 경쟁률이 5대 1, 10대 1이라고 하니까 한나라당은 야권 분열로 무소속이 대거 출마해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모양이나 착각"이라며 "유권자들이 될 사람에게 표를 몰아줘 한나라당을 심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야권이 분열하더라도 '사표(死票) 방지' 심리가 작동해 한나라당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얘기였다.

12일, 한나라당 신임 지도부 중 일인과의 저녁식사때도 같은 얘기가 화제가 됐다.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얼마나 당선될 것 같냐"고 물어, 김 전 수석의 전망을 전해줬다. 얼굴이 뻗뻗하게 굳었다. 한참 동안 침묵이 흐르더니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서울, 경기, 인천 의석을 모두 합하면 111석인데, 여기에서만 한나라당이 기존 의석 40석을 잃고 득표율이 떨어져 비례대표 의석도 줄어들면 김 전 수석 전망대로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탄식했다. 그는 "게다가 요즘은 PK(부산경남) 분위기도 심상치 않고..."라고 덧붙였다.

그러다가 화제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로 옮겨갔다. 오 시장은 "4.27 재보선때 별로 관심이 없었던 서울 중구청장 투표율도 32.4%였다. 투표율은 자신 있다"고 호언하고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오 시장 말대로 그 정도 투표율은 가능하지 않겠나"라고 물어왔다. 이렇게 답해줬다.

"그게 한나라당식 착시(錯視)이자, 오세훈식 계산방식의 한계다. 중구청장 투표율 32.4% 가운데 거의 절반은 정권 심판을 하겠다고 나온 야당표다. 이들이 나날이 민생고가 극심해지는 가운데 그래도 급식비 부담을 줄여주고 있는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투표장에 나올 것 같나. 지금 한나라당 지지율이 얼마인가. 기껏 해야 30% 안팎 아닌가. 한나라당 지지자 모두가 빠짐없이 투표장에 나와도 유효투표율 33.4% 벽을 넘기 힘든 게 객관적 현실이다. 주민투표를 강행해 봤자 투표함도 못 열고 시민 세금 182억원만 탕진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공산이 크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고개를 푹 숙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요즘 한나라당 의원들을 만나보면 예외없이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경기도 전체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구 서너곳 중 하나로 꼽히는 경기 북부의 한 의원조차 "구제역 사태, FTA 등으로 농민 민심이 험악해져 당선을 자신 못한다"고 토로할 정도다. 그러면서도 대부분은 "민심이 험악하고 당이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설마 내가 떨어지기에 하겠나"라고 자위하고 있다. 최근 한나라당 수뇌부간에 '내년 총선 공천'을 둘러싼 자리다툼이 치열하게 벌어진 것도 공천만 받으면 한번 해볼만 하다는 낙관론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는 '참패'를 기정사실화하는 극소수도 있다. 한나라당의 한 원외인사는 이런 비유를 했다.

"밖에서 보면 배가 침몰하고 있는 게 분명히 보이는데, 배를 타고 있는 사람들은 그걸 모른다. 서로가 선장 키를 잡겠다고 아우성이다. 그러다가 조금 지나 배가 가라앉는 게 분명해지면, 그때는 서로 구명정을 먼저 타려고 아귀다툼을 벌일 것이다. 구명정에 먼저 올라탄 이는 나중에 타려는 이를 발길로 차 내기도 할 것이다. 최선은 다해 봐야겠지만 이미 늦었다. 지금 민심은 지난 4년간의 인과응보인데, 지금 와서 이를 어찌 돌릴 수 있겠는가."

그의 탄식은 과연 한나라 수뇌부가 비난하는 '패배주의'일까. 아직 총선은 9개월이나 남았으니 그 동안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알 수 없으나, 그렇게 '패배주의 발언'으로는 들리지 않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박태견 대표 겸 편집국장 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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