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씨(姓氏)를 주제로 한 ‘용태돈’의 전시회 열려
파이낸셜뉴스 원문 기사전송 2011-08-03 11:52
성씨(姓氏)를 주제로 하는 용태돈의 문자라는 매개체를 놓고 봤을 때, 중국작가 쉬빙(徐冰)이 현실세계에서 존재하지 않는 문자를 만들어 표현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용태돈은 실존하고 있는 성씨들을 새기고 있다. 그에게 있어 성씨는 자신의 정체성에 관한 문제이자 사회 문제를 의식하기 시작한 계기가 된다. 독특한 성씨로 인해 달갑지 않은 주목을 받으며 학창 시절 내내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했던 그는 염원을 담아 새기는 적극적인 행위를 통해, 각각의 성씨를 같은 크기의 블록에 새겨 쌓아 올리는 형상으로 담담하게 성씨들을 나열하고 있다. 초기작은 주로 목재와 벽돌을 사용한 반면, 최근작은 금속 소재를 다루고 있다. 목재의 경우 표면을 불살라 바랜 듯한 색감을 내고, 다시 그 위에 성씨를 새겨 파낸 부분에서는 목재 고유의 색을 드러내고 있다. 다루기 까다로운 금속 소재 표면에 강한 컬러감을 입힌 후, 표면에 성씨를 새겨 본래 지닌 색과의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소재 본연의 색감이 가공을 거쳐 더 선명하게 드러낸다는 점이 아이러니 하지만, 그렇다고 시각적인 강렬함으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잡아 두려고 하지 않는다. 오래도록 잔상이 남아 마음 속에서 잔잔히 퍼져 나가 사색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는 시각적 효과를 연출하고 있다. 전시장소 : 수원시미술전시관 (경기 수원시 장안구 송정로 19, ☎ 031-243-3647) /onnews@fnnews.com 온라인뉴스팀ⓒ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