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주유소 폭발사고로 숨지거나 다친 시민들의 안타까운 사연도 속속 전해지고 있다.

세차장내에서 자신의 차량에 깔린 채 숨진 건축설계사 김용균(47)씨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성당에 가는 길에 잠시 주유소에 들러 세차를 하려다 참변을 당했다. 당시 사고 현장을 목격한 주민들은 "세차가 거의 다 끝난 상황이었다. 10초만 빨랐어도 살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아들 김모(16)군은 "평소 점잖으신 분이었고, 성당 활동도 누구보다 열심히 참여했고 성실했다"고 울먹였다.

또 세차장에서 근무하다 숨진 류펑(25)씨는 현재 장례를 치르지 못한 채 인근 병원 영안실에서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경찰에서 중국대사관에 통보해 유가족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류펑씨의 주변인들은 "(그가) 주유소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고국으로 보낼 돈을 착실히 모았다"며 "성실하던 사람이 이렇게 갑자기 죽다니 안타깝다"고 입을 모았다.

세차장에 들어가다 중상을 입은 에쿠스 운전자 서인희(52)씨는 이날 결혼식장에 가기위해 집을 나와 세차장을 들렀다. 주유를 하고 세차를 하기위해 세차장에 들어서는 순간 폭발이 일어났으며, 목과 허리, 척추 등에 부상을 입고 수술을 받았다. 서씨의 가족들은 "수술 후에도 오랫동안 고생을 해야하고 최악의 경우 전신 마비까지 올 것으로 보여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주변 피해 건물 주민들의 시름도 깊다. 주유소 바로 옆 6세대가 살고 있는 3층짜리 건물은 대부분의 입주민이 여관 등 임시거처로 이동한 상태다. 이들은 26일 시청을 방문해 한동안 생활할 수 있는 임시거처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할 예정이다. 또 주유소 인근 폭발로 깨진 건물과 차량 소유자들 역시 보상받을 수 있는 방법이 확인되지 않아 막막한 심정이다. 주민 A씨는 "주유소에서 날아온 페인트 통으로 차량 일부가 불에 탔다"면서 "어디에서 어떻게 보상받아야 하는지 조차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김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