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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안철수 감사에 하나 돼라

도의회, 안철수 감사에 하나 돼라
데스크승인 2011.10.06

이번 8대 경기도의회는 의외로 도민 실망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성년 의회가 부끄러울 만큼 어린아이 처신에 젖어 있다. 도의원 존재 의미가 무엇이며, 도민이 왜 애써 자신들을 뽑아줬는지조차 이해 못하는 것 같다. 특히 한나라당은 집권당의 품위는커녕 자신들의 입지조차 실종된 채 철없는 행태뿐이다. 엊그제 다수당이었던 자신들임은 까맣게 잊었다. 오늘의 소수당 한탄만 일삼고 있으니 말이다. 어차피 도의회는 다수와 소수로 규정되게 마련이다. 의회 운영의 절묘함을 맛보게 하는 이유다.
경기도의회 한나라당 의원들의 좌충우돌하는 일련의 딱한 모습들을 보면서 도민들은 지금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엊그제(지난달 30일)는 김문수 지사가 다수당인 민주당의 추경안 단독 처리에 ‘동의’했대서 투정을 부리고 의석을 박차고 나갔다. 거기까지는 그런대로 애교로 받아주자. 하지만 그 후 김 지사를 원망하는 행태들은 엄마와 어린아이 관계 같다. 의원으로의 최소한 주체성까지 내던졌으니 말이다. 뿐만 아니다. 안철수 서울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원장에 대해 뜬금없는 특강 요구에 거절당하는 모습 또한 경기도의회 실체를 보여주는 것 같아 창피했다.
안철수 원장은 아직도 경기도 관계기관과 공식 상면조차 없는 처지다. 또 피감기관으로 도의회 행정감사도 앞두고 있다. 오늘의 ‘안철수’가 갑자기 떠오른 정치 위상 때문만은 물론 아니다. 적어도 경기도가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 대한 전반적 감사와 함께 ‘미래 복안’까지 들어야 할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도민들은 엄청난 시설 투자와 그 후 운영 부실로 한 해 35억원씩 3년간 지원된 운영비가 사라진 것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 이런 문제 기관에 대해 앞으로 ‘의회’로서의 대안 마련은커녕 ‘특강’이라는 촌스런(?) 요구에 우리는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
경기도의회는 우선 시급한 문제로 의회 공동체 스스로를 한 번쯤 추슬러야 할 때다. 최근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두드러진 반(反)의회상을 바로 잡는 데 우선 민주당이 앞서야 한다. 도의회 다수당 의미는 국회처럼 이념을 토대로 하는 강고한 소속당 의식 일변도가 아니다. 지방의회는 삶의 정치를 다루는 자리여서 때로는 소속감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느슨함도 필요할 때가 있다. 일테면 앞으로 있을 ‘안철수’를 상대로 하는 도의회 질의 등 적어도 경기도의회 위상과 관련되는 사안들이 얼마든지 있다.
김문수 지사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이라는 서울대 부설 기관을 수원에 설립한 것은 어쩌면 취지는 옳았다. 그러나 그 후 관리에서 문제가 생겼다. 경기도의회와 안철수의 이번 만남은 그 점에서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이것은 경기도의회의 능력을 시험할 좋은 기회일 수도 있다. 이제까지 ‘민주당-한나라당’이라는 정당 이념에서 한 차원 넘어 지역 발전을 바라보는 큰 틀에서의 도의회 위상을 기대하고 싶은 것이다.
경기도의회의 8대 의원은 어느 때보다 무거운 책임을 지녔다. 성년이란 상징성이 그렇고, 처음 ‘여소야대’ 의회 구성은 새로운 의회 운영기법을 창조해가는 기회다. 한나라당도 소수라는 열세에 얽매여 패배의식에 젖어 ‘포기’하는 모습서 벗어나야 한다. 어제의 자신들 모습을 생각하면서 대화와 협상을 익혀나가는 훈련이 필요하다. 각자도생 아닌 각자소신을 찾는 속에 하나의 의원상을 익혀가는 좋은 기회일 수 있다는 데서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