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백두산에서 화산가스가 분출되는 장면이 인공위성 영상에 포착된 이후 백두산 화산 폭발 임박설이 세간에 퍼지고 있다.

학계는 화산재 탄소연대측정 등을 통해 백두산의 마지막 분출이 서기 929~945년 즈음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당시와 같은 규모의 화산 폭발이 일어나면 70만㎢에 이르는 면적에 피해를 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13일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개최되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주최 국제우주연맹(IAF)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회에서 백두산 분출에 대한 분석 보고서가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총회 중 마련된 특별 컨퍼런스에서 윤성호 부산대 교수는 ‘백두산 화산의 불안정 상태’를 주제로 최근들어 활발해지고 있는 백두산의 이상 활동을 분석 내용과 분화 가능성에 대해 발표했다.

윤 교수는 “우리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 천지 일원에서 2002년에서 2005년까지 지하 마그마의 관입에 의한 화산성 지진의 급증 및 비정상적인 지표 변형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날 윤 교수는 중국 지진국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백두산의 화산구조성 지진 규모가 2002년 7월부터 갑자기 급증하고 지진발생 빈도도 한 달에 수십 회에서 수백 회로 증가했으며, 하루에 100여 회의 지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잦은 지진, 마그마 이동 추정

백두산 지진 빈도수는 2003년 2100여 건, 2004년에는 2600여 건, 2005년에는 540여 건이나 된다.

특히 이 기간에 발생한 지진은 백두산 천지 지하부에서 발생한 화산구조성 지진으로, 주파수 대역이 대체로 5Hz 또는 5~10Hz의 범위에 속한다.

이 같은 지진 특성은 화산구조성(VT-B) 지진과 장주기(LP) 지진으로, 지하 3~5km에 위치한 마그마방 상부의 균열과 마그마의 관입에 기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화산에서 미진(微震)과 함께 나타나는 장주기의 지진은 마그마나 고온의 열수의 이동과 연관돼 있고, 그 주파수는 1-5Hz로 보고되고 있다.

GPS 관측자료에서도 화산 폭발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2002년~2009년 GPS관측 결과 백두산 천지 칼데라 정상부를 중심으로 화산체가 팽창하는 것이 감지됐다.

◆백두산 팽창 감지, 화산가스에 나무 고사하기도

백두산 화산체 사면에서의 정밀수준 측량에 의한 경사각의 변화로부터 수직적 팽창 또한 최대 10㎝ 이상의 변위를 보였고, 수직변위와 수평변위 모두 2006년도 이후 변화율은 다소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나,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라는 것이 윤 교수의 설명이다.

또 온천에서 채취된 화산가스로부터 분석된 헬륨 동위원소비(3He/4He)의 높은 값은 이들 가스들이 맨틀로부터 유래된 것임을 나타낸다.

천지 주변의 온천수 온도가 69℃에서 점진적으로 증가해 최대 83℃에 이르고 있다는 것.

윤 교수는 “그간 비교적 큰 규모의 지진에 의한 산사태, 암벽붕괴, 화산가스에 의한 나무의 고사 등이 관찰됐고, 올해 여름 천지 칼데라 외륜산의 절벽으로부터 수차례의 암벽붕괴도 발생했다”며 “이런 모든 현상들이 백두산 천지화산이 불안정한 상태에 있으며, 잠재적으로는 충분하게 분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이에 대한 대비로 강력한 화산 감시 모니터링과 화산재해 경감을 위한 사전 방재대책이 필요한 단계라고 지적했다.

한편 기상청은 지난해부터 백두산 분화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기상청-소방방재청-교육과학기술부에서 각각 화산분화 감시 및 예보, 화산재해 방재 대책 수립, 그리고 거대화산에 대한 학술적 연구 및 인력 양성을 위한 연구에 들어간 상태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