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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名 일왕저수지 대신 ‘만석거’로”

“일제名 일왕저수지 대신 ‘만석거’로”
수원 시민단체, 일왕삼거리 등 표기 혼용 개선 요구
2011년 12월 16일 (금) 전자신문|22면 김도란 기자 doran@kgnews.co.kr

110만 수원시민들의 대표적인 휴식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는 만석공원내 저수지인 ‘만석거’의 이름이 일제 지명인 ‘일왕저수지’로 혼용되고 표지판, 지도 등에도 표기되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요구된다.

15일 수원시와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수원 송죽동에 위치한 만석거 저수지의 과거 지명인 ‘일왕저수지’는 일제시절인 지난 1931년 조선 총독부령 103호로 공포된 지명개편 때 만들어진 일본식 지명이다.

이에 시가 지난 2008년부터 일본식 지명 수정 작업을 진행해왔지만, 현재까지도 일왕저수지와 만석거가 함께 쓰여 주민들의 혼란은 물론 정체성 확립에도 지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일왕삼거리’ 등 주요도로명에 ‘일왕’이라는 명칭이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가 하면, 주요 포탈과 각종 지리정보에도 ‘일왕저수지’로 표기되고 있어 시민단체가 수정을 요구하고 나선 상태다.

시민단체는 일왕저수지의 ‘일왕’은 일본을 뜻하는 날 일(日)에 일본의 왕을 뜻하는 왕성할 왕(旺)이 합쳐서 만들어진 명칭이라며 원래 지명인 ‘만석거’로 즉각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남궁형 만석거를 사랑하는 모임(만사모) 회장은 “지난 8월에도 시와의 공청회를 통해 명칭수정을 여러 번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일제가 우리 역사를 깎아내리기 위해 인위적으로 개명한 일을 바로 잡으려는 노력에 시가 소홀한 것 같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시 관계자는 “일왕저수지가 일제시절 국민성 말살을 위해 의도적으로 사용된 명칭이지만 이미 80년 넘게 쓰여 일시에 바꾸기 곤란한 부분이 있다”면서 “개명도 시가 독단적으로 할 수 없고, 지명위원회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수정까지는 시간이 걸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만석거 저수지는 1795년 정조대왕 시절 농사를 위해 축조되었으며 이후 쌀을 1만석이나 더 생산했다는데서 유래해 만석거라 불렸지만, 지난 1936년 일제의 지명개편 이후 현재까지 일왕저수지로 불려 ‘일제 잔재 청산’의 쟁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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