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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와의 짧은 만남..지역경제 풍성해졌으면

택시기사와의 짧은 만남..지역경제 풍성해졌으면

등록일 : 2011-12-17 16:19:22 | 작성자 : 시민기자 박종일

한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손님이 있다. ‘송년회 모임’이 그것이다.
소중한 분들과 함께 나누는 소통의시간과 한잔의 술에 빠져있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송년회, 지하철과 버스가 끊긴 시간 집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교통수단은 택시다.
며칠전 지인들과 함께한 송년회를 파하고 시청 앞에서 택시를 이용했다. 택시를 잡기 힘들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고, 빈차들이 줄을 이었다.


택시에 승차하여 “권선구 권선고등학교 앞으로 가주세요”하자, 택시기사 왈 “아니 권선고등학교는 반대방향에서 타야지, 왜 이쪽에서 타”라고 짜증스럽게 예민하게 반응을 했다.
택시기사의 반응에 함께 탄 두 분의 지인들이 미안해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기사님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를 연발했다.

권선고등학교 부근에 한분을 내려드리고, 다시 장안구 한일타운 부근에서 한분을 내려 드렸다.
택시기사와 단둘이 남은시간, 작심하고 조용한 목소리로 “기사님! 이 차는 버스가 아닌 택시이지요? 어느 방향에서 이용하든 뭐가 문제입니까. 그렇다고 택시요금 지불하지 않는 것도 아니잖아요. 우리가 승차할 때 기사님의 말과 태도에 제가 기분이 몹시 불쾌했습니다”라고 했다.

갑자기 택시기사가 갓길로 차를 주차했다.
“아차 올 것이 왔구나. 좋다, 어떻게 나오든지 한번 해보자”라고 마음에 준비를 했다.
마음에 준비한 예상과 달리 “선생님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하지 말아야할 말이 나왔는데, 바로 죄송하다고 할려고 했는데, 뒤에 계신 두 분의 여성분들이 되레 먼저 미안하다고 하기에 저도 당황이 되어 가만히 있었습니다. 이해해 주십시오.”라고 했다.

기사의 솔직한 말에 쌓여있는 불편한 마음이 눈 녹듯 녹아내렸다.
그분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우리가 승차하기 전 술 취한 손님을 태웠는데 큰소리로 이리가자, 저리가자, 택시비도 겨우 받아냈다고 한다. 연말인데도 손님은 없어 속상한데 그 손님으로 인해 시간낭비를 많이 해버렸다. 일이 겹치다보니 본의 아니게 그런 말투가 나왔다고 한다.

서로간의 오해를 말끔히 풀고 최종 목적지인 장안구 정자동으로 향했다.
2011년 연말, 택시업계가 느끼는 체감경기는 어떨까 궁금해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기사님 지금은 연말이잖아요, 연말특수가 있나요?
=다 옛날이야기입니다, 연말이 되어도 다들 일찍 귀가하십니다, 약주를 드시면 많은 분들이 택시를 이용하지 않고 대리운전을 시켜 집에 가십니다.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연말특수는 없습니다. 택시는 넘쳐나고 손님은 날이 갈수록 줄기만 합니다.

-작년과 비교하면 올해는 어떤가요?
=재작년 연말은 그런대로 좋았습니다. 작년엔 손님이 없어 연말분위기를 별로 못 느끼고 지나갔습니다. 올해는 손님이 더 없습니다. 손님들이 택시를 이용하지 않습니다. 술 취하신 분들만 택시를 이용하는 것 같습니다. 올해도 걱정이지만 솔직히 내년이 더 걱정입니다. 손님은 계속 줄어 사납금 채우기도 힘듭니다.

-다른 도시도 그런가요, 아니면 수원시 택시만 그런가요?
=다른 도시도 마찬가지 일겁니다. 수원시는 삼성직원들이 빠져나가면서부터 경기가 많이 죽었습니다. 지금은 연구소직원들만 있는데, 삼성에서 승진이나 회식이 있는 날이면 확 차이가 납니다. 그만큼 삼성이 차지 하는 비중이 큰 것 같습니다. 수원시도 기업들을 보내지 말고 많은 기업들을 유치를 하면 우리택시 업에 먹고 사는 사람들도 훨씬 좋아질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가 있던 몇 년 전이 솔직히 그립습니다.

집근처에 있는 24시간 운영하는 해장국집에 들려 해장국을 한 그릇 먹고 가자는 제안에 “지금은 시간이 저희에게는 돈입니다. 커피 한잔만 감사히 먹고 가겠습니다.”라는 말하며 커피 한잔을 다 마시기도 전에 또 다른 손님을 모시기 위해 급히 움직인다.

자기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사죄하는 큰 용기를 가진 택시기사와 함께 한 짧은 시간은 오랜 시간 기억 속에 남을 것 같다.
이 시간에도 시민들의 편안한 귀가에 도움을 주고 계신 택시기사님들, 그분들이 활짝 웃은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