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준형 기자 = 2012년 제18대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002년 제16대 대선과 닮은꼴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대선을 1년 앞둔 19일 현재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유력한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안철수 대 박근혜'의 양자 구도는 10년 전 대선 당시와 비교되면서 흥미를 자아낸다. '안풍'(안철수 바람)과 '박근혜 대세론'은 2002년 당시 '노풍'(노무현 바람)과 '이회창 대세론'을 떠올리게 한다.
대선을 1년 앞둔 상황에서 정치권에는 또 다시 대세론이 회자되고 있다. 바로 박근혜 대세론이다. 박 전 대표는 당 내 대권 주자 중에서 확고부동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대세론의 원조는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다. 2002년 당시 대선이 다가오면서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높은 지지율을 얻으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렸다.
이 총재는 40%를 웃도는 선호도를 기록하면서 나머지 대선 후보들을 가볍게 제치고 있었다.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와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 등이 뒤를 이었다.
거칠 것 없어 보였던 이회창 대세론을 무너뜨린 것은 노풍이었다. 민주 진영의 지지율이 분산되자 정몽준 후보와 노무현 후보는 단일화에 합의했고 결국 이회창 대 노무현의 대결에서 노풍이 이회창 대세론을 눌렀다.
비록 선거 하루 전 정 후보가 단일화 파기를 선언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통해 재집권에 성공할 수 있었다.
현재 안풍은 규모와 지지 기반에서 당시의 노풍과 유사한 점을 갖고 있다. 기성 정치권에 대한 반발을 느낀 2040세대의 절대적 지지다.
2002년 12월 노풍의 성공과 이회창 대세론의 몰락은 2040세대의 열망과 참여가 만들어낸 결과였다.
당시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는 이회창 후보와 20~30대 대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20대 지지율은 59.0%대 34.9%, 30대는 59.3%대 34.2%였다. 40대에서도 노 후보는 근소한 차이로 이 후보를 눌렀고 이 후보는 50대 이상에게서만 몰표를 얻었다.
2007년 대선에서 노무현 정권에 실망감을 표출하면서 참여정부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던 2040세대는 대선을 1년 앞둔 현재 2002년을 재현하는 성향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10·26 재보선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당선을 이끌어내는 힘을 보여줬던 안풍은 이제 핵폭풍급으로 성장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안 원장이 차기 대선 후보로 급부상하면서 박근혜 대세론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일각에서는 기성 정치권을 향한 분노로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2040세대가 더 적극적으로 표심을 분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안풍과 박근혜 대세론이 양분하고 있는 2012년 대선에서 2002년이 재현될 지, 아니면 다른 역사를 만들어낼 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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