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있는 서울대 농생대에 몰래 들어가기 성공! 친구 4명과 아찔한 폐교 체험하고 왔습니다' '건물 천장은 다 찢어져서 철근이 보이고 창문도 다 깨져 있어요. 폐교 체험하기 딱인 곳이에요. 경비가 지키고 있을 땐 따로 코스가 있습니다'.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에 위치한 서울대 농생대 부지가 8년여동안 폐쇄돼 지역주민들이 개방을 강력하게 요구(경인일보 11월 14일자 23면 보도)하고 있는 가운데, 흉물로 방치된 농생대가 네티즌들의 폐교 체험 공간으로까지 전락했다.
네티즌들이 농생대에 몰래 들어가 폐허가 되다시피한 건물들을 둘러본 후 체험기를 올리는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
21일 일부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서울대 농생대 폐교 체험'이라는 글 수십개가 확인됐다. 글의 내용은 대부분 폐교 체험을 하기위해 출입이 통제된 밤에 이곳에 들어갔다는 것이었으며, 경비의 감시를 피해 몰래 진입할 수 있는 방법까지 자세히 설명해 놓기도 했다. 또 이곳의 낡은 건물과 깨진 창문, 으슥한 장소의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려놓고 섬뜩하고 오싹했던 체험 후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 글에 일부 네티즌들은 '지나다니면서 밖에서만 봤는데 한번 가보고 싶다', '경비 아저씨 때문에 못들어 갔었는데 좋은 방법이 있네요'라는 등의 댓글을 달았다.
이를 본 인근 주민들은 "국가 부지가 폐교 체험장이 돼버린 웃지 못할 상황"이라며 치안 사각지대에서 범죄와 각종 사고 발생을 우려하고 있다.
서울대 농생대 부지는 농생대가 서울로 이전한 지난 2003년 이후 총 26만7천여㎡ 중 기획재정부 소유의 토지(15만2천여㎡)를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위탁 관리하면서 울타리를 둘러 폐쇄했다.
그러나 넓은 부지를 관리원 1명이 관리하면서, 일부 청소년들이 울타리를 넘어 드나들거나 쓰레기가 투기되는 등 각종 문제가 불거져 왔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당장 관리 인원을 증원한다든가 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부지 활용방안도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답했다.
한편, 농대부지개방추진위원회(위원장·변영철) 등 지역주민들은 지난 9월 서울대 농생대 정문 앞에서 부지개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데 이어, 지난달 11일에는 주민 3만7천여명의 개방 요구 서명을 받아 수원시에 전달하기도 했다.
/김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