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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군공항 이전 및 경기통합국제공항(내용 수정=하위로 옮김 예정/-공항 기타 종합(TK 등...

광주 군공항 이전, 햇볕정책이 필요하다 / 강수훈

광주 군공항 이전, 햇볕정책이 필요하다 / 강수훈

  • 2024. 11.20(수) 19:41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는 지역의 최대 현안이자 시대적 과제다. 지난해 4월 종전의 ‘기부 대 양여’ 방식의 한계를 벗어나 ‘정부 재정 지원’을 핵심으로 한 ‘광주 군공항 이전 및 종전부지 개발 등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광주의 군공항 이전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웠고, 도로 곳곳에는 환영 현수막이 내걸렸다.

그런데 여전히 광주 군공항 이전은 지지부진이다. 광주시장과 전남도지사가 만나서 광주 군·민간 공항을 무안으로 통합·이전하겠다는 공동발표를 한 것 이외에는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2018년 이후 6년 만에 광주시장·전남도지사·무안군수가 함께 자리한 이른바 ‘3자 회담’도 열렸지만, 결국 빈손 회동으로 마무리됐다.

광주시 관계자에 따르면 “무안군은 어떠한 경우에도 군 공항을 받을 수 없고, 경제발전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입장만을 밝혔다고 전했다. 좋다! 이제 무안군수의 생각을 명확하게 확인했으니, 광주시는 전략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무안군수 역시 군민의 마음을 얻어야 할 선출직 정치인이라는 점을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정치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민심이다. 미국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 중 한 사람인 링컨 대통령도 그 중요성에 대해 “민심과 함께하면 실패할 것이 없고 함께 하지 않으면 성공할 것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제 광주시는 무안군수 얼굴만 쳐다보고 있을 것이 아니라 ‘무안군민 민심 얻기 작전’을 과감하고, 섬세하게 펼쳐야 한다. 9만2천여명의 무안군민 대부분이 존경하고 사랑하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남북관계에서 펼쳤던 햇볕정책을 벤치마킹할 필요도 있다.

김대중 정부는 적극적인 대북 포용정책을 통해 남북한 불신의 벽을 허무는데 성공했다. 북한의 힘없고 이름없는 동포들에게 전쟁의 위험과 경제적인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추진한 햇볕정책으로 북한은 마음의 문을 열게 됐고, 그 연장선상에서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까지 성사됐다. 남북관계가 반목에서 화해의 장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특히 광주시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햇볕정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두 가지 부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불필요한 갈등의 확대 재생산 방지와 민간교류협력의 증대를 통한 관계 개선이다.

그동안 광주시와 무안군 사이에 있었던 반목과 갈등은 종지부를 찍고, 이제부터 형제도시가 돼 상생발전을 위해 맞손을 잡자고 선언하자. 광주시가 모든 자존심 다 내려놓고, 용기있게 손을 내밀자. 그리고 그 손은 단 한명의 무안군수가 아니라, 9만2천여명의 무안군민 모두를 향해 있어야 한다. 나아가 남북관계에서 민간교류 차원의 다양한 경제협력사업을 추진했던 것처럼, 광주시가 갖고 있는 공공 역량은 물론 기업과 민간 단체를 총동원해서 무안군과 교류하고 협력할 수 있는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해야 한다.

쌀값이 폭락해 있으면 무안군 농업인들의 시름을 덜어주기 위해 무안 쌀 사주기 운동을 전개해보자. 생태계 변화로 생업의 위기를 맞고 있는 무안 어업인들을 위해 광주시 차원에서 수산정책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광주시와 5개 자치구가 연대해 각종 공직자 워크숍도 무안에서 실시해보자. 광주관광공사 주도로 무안군에서 먹고, 자고, 소비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기획해보자.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다.

무안군민 한명 한명의 이름을 기억하고, 마음을 얻는다는 생각으로 진심을 다해보자. 무안을 설득하기 위해서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의심하지 말자. 광주 군공항 이전은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 할 것 없이 모든 후보가 우선순위로 정한 핵심 공약사업이었다. 자칫 시기를 놓치면 영원히 못하는 사업이다. 그래서 그만큼 중요한 일이다.

김대중 대통령께서 욕먹을 각오로 진행한 대북투자, 정주영 회장의 소떼 방북,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을 되새겨보자.

지금까지 광주시가 했던 무안 양파 농가 돕기와 장터 및 상가 홍보로는 여전히 부족하고, 또 부족하다. 광주시가 진심을 다하면 무안군민의 마음이 바뀌고, 무안군민의 마음이 변하면 무안군수도 더 이상 ‘반대를 위한 반대’ 만은 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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