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가덕도 신공항 ‘우물에는 숭늉이 없다’

[데스크 칼럼] 가덕도 신공항 ‘우물에는 숭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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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필 기자

입력2024-07-09 09:24

산업2국장 최성필

지난달 5일 1차 유찰에 이어 24일 마감된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공항 부지 건설 공사’ 2차 입찰에 현대건설 컨소시엄 한 곳만 참여 의사를 밝히며 유찰돼 신공항 건설이 공사 전부터 빨간불이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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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입찰을 재공고했지만 건설사들이 입찰을 포기한 주된 이유 중 하나인 시공 능력 상위 10대 건설사 중 2개사까지만 공동 도급을 허용하기로 한 공동 도급 범위를 완화하지 않는 등 공고 조건 변경이 없어 다시 유찰되며 오는 2029년 12월 개항을 목표로 올 상반기에 부지조성공사를 발주하려던 계획 자체가 무산됐다.

이처럼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공사 시작 전부터 삐걱거리는 건 위험 부담은 큰데 정부의 요구사항도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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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앞당겨진 개항 시기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건설업계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 공사 기간이 너무 짧아 위험 요인이 많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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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 신공항은 오는 2035년 6월 개항으로 추진됐지만 2030년 엑스포 유치에 힘을 쏟고 있던 부산시가 개항을 2029년으로 당겨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하면서 계획이 급변해 2029년 12월로 5년 이상 앞당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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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청이 사전 공개한 ‘입찰안내서’에 따르면 설계는 기본설계(150일)와 실시설계(150일)를 합해 10개월 이내에 끝마쳐야 한다. 그 뒤 공사는 60개월(5년) 내에 완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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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공사 방식 결정 때부터 공사 기간을 줄이는 데만 초점이 맞춰진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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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공사 기간을 줄이라면서도 설계 기간부터 너무 짧고 재해 리스크 등 공사 지연 요소가 많은데도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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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 업계에서는 바다와 육지에 걸쳐 조성되는 가덕도 신공항의 입지적 특성을 고려하면 20~30m 깊이의 바다를 메워야 하고 부등침하(지반이 불균등하게 내려앉는 현상) 등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아 10개월 만에 설계를 마친다는 건 어렵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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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 역시 상대적으로 깊은 바다를 매립하면서 공항을 만드는 공사에 어떤 변수가 등장할지 알 수 없어 2029년 말 개항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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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덕도 신공항 사업 자체가 좌초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현직 대통령과 거대 야당 대표가 모두 추진을 약속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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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역 사회에서도 개항이 늦어지면 절대 안 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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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제 남은 건 안전한 공항을 건설하겠다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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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에 가 숭늉 찾는다’는 옛 속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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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방법이나 과정을 따르지 않고 서둘러서 행동하거나 일에는 질서와 차례가 있는 법인데 일의 순서도 모르고 성급하게 덤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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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물에는 숭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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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서두르기보다는 가덕도 신공항 추진 초기부터 제기돼온 안전·재해 등 변수를 검토해 공항 건설 프로젝트를 정상적이고 안전하게 진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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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서는 치밀한 설계와 세심한 시공이 필수고, 그에 맞는 충분한 시간도 주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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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개항을 앞당기기 위해 무리수를 두다 불상사가 생기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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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추진하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문제없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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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ava01@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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