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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원시에는 마음 따듯한 사람들이 산다

[사설] 수원시에는 마음 따듯한 사람들이 산다

기자명수원일보 입력 2023.04.03 07:37

우리나라에 사는 외국인은 213만4569명이다. 이는 행정안전부가 지난 2022년 10월 31일 발표한 ‘지방자치단체 외국인주민 현황’에 있는 인원이다. 이 가운데 경기도에만 전체의 33.5%에 달하는 71만4497명의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다. 시·군별로는 안산시가 9만4941명, 수원시 6만5885명, 시흥 6만4570명, 화성시 6만2542명, 부천시 5만3080명 순인데 모두 경기도 지역이다.

이들은 주로 건설현장이나 농·어촌, 3D업종의 중소공장 등 우리 국민들이 기피하는 현장에서 일한다. 이들이 없으면 일부업종은 유지조차 힘들다. 그럼에도 외국인노동자들에 대한 인식은 개선되지 않았다. 처우도 나아지지 않았다. 기초지방정부의 경우 외국인 노동자 전담부서조차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이들이 사고나 건강악화 등 위급한 상황에 처하면 비참한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다.

수원시 권선구 매산동 고시원에 거주해온 50대 중국인 ㄱ씨의 경우가 그랬다. 그는 지난해 말 갑작스럽게 건강이 악화됐고 건설현장 일용직 노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말기 암이었다. 그러나 형편이 어려워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데다 식사도 어려워 병세는 더 심해졌다. 홀어머니가 있는 고향으로 돌아가려했지만 건강보험료, 통신료, 고시원 입실료 등을 체납할 정도로 경제적인 어려움에 빠진 상황이었다.

암담해진 ㄱ씨에게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고시원 주인이 수원시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수원시는 ‘외국인 주민 긴급지원 생계비’로 건강보험료 미납액을 납부해 김씨가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했고, 병원 입원·검진료 등 의료비를 지원했다. 다문화정책과 직원들도 후원금을 전달했고, 매산동 행정복지센터는 환자가 먹을 수 있는 영양식을 보냈다.

수원시외국인복지센터는 건설근로자공제회의 퇴직공제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안내했고, 행정사와 연계해 본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표와 출국행정절차를 지원했다. 가톨릭대학교성빈센트병원 교직원 ‘성빈센트 자선회’는 생계비도 후원했다. 특히 고시원 주인은 발병 사실을 안 뒤부터 무상으로 숙식을 제공했고 병원 입원 수속을 도왔으며 출국하는 김씨를 공항까지 차로 데려다주기도 했다.

ㄱ씨는 3월 24일 무사히 중국으로 돌아갔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ㄱ씨는 “많은 분이 도와주셔서 무사히 귀국하게 됐다. 정말 감사하다”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고령의 어머니를 떠나와 혼자 타국에서 생활하며 몸까지 아팠으니 그의 서러움이 얼마나 컸을까. 그 아픔과 서러움을 따듯하게 어루만져주고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여러모로 도와준 수원시와 여러 기관, 고시원 주인 등 시민들이 고맙다. ㄱ씨가 건강을 되찾아 노모와 행복하게 살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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