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균형발전 위해 '시청사 이전해야' 목소리 대두
입력 2023.02.13 20:00 기자명유진상 기자
인구 70~80만 시절 계획된 청사 36년째 사용 중
경부선으로 나뉜 수원특례시 동서 발전 불균형
좁은 청사·좁은 주차장에 직원도 민원인도 불편
서수원권에 판교 테크노밸리 규모 단지 조성 가능
"궁극적 발전 위해서는 군공항이전이 선행돼야"
1987년까지 수원시청사로 사용됐던 수원시 가족여성회관 전경. (수원시 제공)
수원 군공항 등으로 인해 동부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이 낙후됐던 서부권 발전을 위해 수원시청사를 수원역 인근 서둔동 지역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현재의 수원특례시청사 위치는 수원의 중간 지점이 아닌 동남쪽으로 치우친 형태여서 시민들의 접근성 또한 불편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13일 수원특례시에 따르면 현재 수원특례시청사는 1987년 본관동이 건립되면서 36년여간 사용되고 있다. 그 이전 팔달구 매교동에 위치한 현재 수원시 가족여성회관 건물에서 1956년도부터 1987년까지 31년여간 시청사가 있던 기간보다 5년여 더 긴 기간이다.
1987년 당시 수원시청사가 현재의 인계동으로 이전하게 된 것은 급속한 인구의 증가에 따른 조직 확대로 인해 청사가 비좁아졌기 때문이다. 또 인계동과 영통 등 신 시가지 확대에 따른 행정 민원의 편의성 확대를 위해서였다.
매교동 옛 청사 시절이었던 1950년대~1980년대 중반까지 인구는 4만여명~43만여명으로 10배 가량 증가했는데, 현재 시청사가 인계동으로 이전한 후 인구도 43만여명에서 130만여명(외국인 10만여명 포함)으로 크게 증가했다. 당시 인구는 수원역을 중심으로 동쪽에 밀집돼 있었다.
현재도 1980년대 시청사를 옮길 때와 비슷한 모습이 재현되고 있다. 동수원 지역에서 영통과 인계동이 개발됐던 것처럼 서수원 지역에서 호매실과 당수동 개발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고, 시청의 조직도 다분화되면서 현재의 청사는 비좁은 실정이다. 일부 과가 청사 내부가 아닌 외부에 있는 것도 여러개, 특히 수원시 역점 사업 국제공항 관련 국은 통째로 외부에 있다. 업무 효율이 떨어지는 원인이 되고 있다.
청사 옆 공사중인 수원특례시의회 건물이 완공되면, 본청 3~4층에 자리 잡은 의회가 나가면서 비좁은 청사 문제는 어느정도 해결될 수도 있다. 다만 시의 균형 발전과 시민 편의성을 위해서는 현재의 위치보다 서수원쪽으로 이전하는 것이 맞지 않겠냐는 목소리다.
수원시 행정구역도. 수원시 제공 이미지 편집.
수원시는 장안구 팔달구 영통구 권선구 등 총 4개구로 구성돼 있다. 경부선을 중심으로 동서가 거의 분리되고 있는데, 왼편의 대부분은 권선구가 차지한다. 그동안 수원역을 중심으로 오른편은 꾸준히 발전해 왔다. 이미 발달된 구도심인 팔달구와 장안구는 물론이고, 1990년대 중후반부터는 영통구와 인계동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최근에 들어서야 호매실 택지개발이 진행되면서 권선구 지역 발전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개발에서 소외된 낙후지역이었다.
각 구별 인구분포로 봐도 권선구가 37만6000여명으로 가장 많다. 뒤를 이어 영통 36만8000여명, 장안구 27만6000여명, 팔달구 20만4000여명이다. 팔달구는 매교 세류 등 택지개발이 완료되면서 최근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현재 수원시청사는 위치상 남동쪽으로 치우친 영통구쪽에 가까운 곳에 자리잡고 있다. 권선동이 권선구에 속해있지만 생활권은 인계동이다. 온라인의 발달로 시청사를 이용하는 민원이 줄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수원시를 찾는 민원인은 많다. 민선 8기 이재준 시장이 '혁신통합민원실(가칭)'을 운영한다고 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수원시청사를 수원의 중앙에 가까운 곳으로 이전해야 하는 이유다.
현재 수원의 중심은 팔달문 인근 옛 중동파출소 앞이다. 하지만 수원시 면적이 확대되면서 중심 위치를 다시 측정할 필요성도 언급된다. 대략적 위치상 수원의 중앙은 고등동에 가깝다. 다만 고등동이 주택가가 밀집돼 있어 시청사를 건립하기에는 상당한 비용이 들게 된다. 이 때문에 가장 적절한 부지로 수원역과 가까운 쪽의 수원농진청 부지가 거론되는데 이재준 시장의 정치력이 필요한 대목이다.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것은 '주차 문제'다. 오래전에 지어졌던 만큼 주차면이 풍족하게 설계돼 있지 않기에 직원은 물론 시민들의 불편이 항상 뒤따른다.
시민 A씨는 "시청에서 주차 자리를 잡는 것은 행운이다. 볼 일을 보러 갈 때 주차할 곳이 없어 먼 곳에 유료주차를 하고 가는 것은 일상사다. 고질적인 문제"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도 이러한 주차 문제를 감안한 듯 대 시민 발표나 확대간부회의를 할 때, 수원시청이 아닌 수원컨벤션센터나 수원SK아트리움을 종종 이용하고 있다.
다른 시민 B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들리는 비행기소음으로 서수원권은 생활 환경이 참 좋지 않다. 수원시청이 서수원쪽으로 와서 공무원들이 일을 해봐야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군공항 이전을 위해서라도 시청은 조속히 서수원권으로 이전해와야 한다"고 말했다.
단국대학교 건축학과 홍경구 교수(도시설계전공)는 "서수원권의 발전을 위해서는 판교 알앤디센터같은 단지가 들어오는 것이 좋다. GTX C노선과 연계한다면 (서수원권 발전을 위해) 평택이나 화성의 여러 관련 부분을 끌어와야 한다"며 "수원시청 이전은 이런 부분과 연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데 효과적인 것이 어떤 것인지는 따져봐야 한다. 분명 이전을 하게 되면 해당 지역에서는 환영하겠지만, 이전하는 곳에서는 반대하는 이런 저런 얘기들이 나올 것이다. 수요는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수원군공항 때문에 여러가지 가능성이 억눌리고 있다는 것이다. 판교를 예로 들면 성남서울공항때문에 건물의 층고가 20층 이하로 설계됐어야 했다. 그 이상으로 올릴 수 있었으면 판교밸리는 훨씬 더 성장했을 것이라고 본다"며 서수원권 발전을 위해 군공항 이전이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한편 최대호 안양시장은 올해 신년기자간담회에서 1996년도부터 사용되어온 현재의 안양시청사를 만안구로 옮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시장은 "신·구도심 동반성장을 위해 옛 도심인 만안구는 행정타운으로, 1기 신도시인 평촌이 있는 동안구는 경제타운으로 조성하겠다"고 했다. 안양의 동쪽과 서쪽은 경부선을 축으로 분리돼 서쪽인 만안구 지역이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디다.
유진상 기자 yjs@the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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