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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청년, 낭만 도시] 희망둥지협동조합 수원문화기획자 3인방 인터뷰

[희망 청년, 낭만 도시] 희망둥지협동조합 수원문화기획자 3인방 인터뷰

박혜림

승인 2021.07.14 17:37

수정 2021.07.14 17:36

2021.07.15 26면

도시가 변화하고 있다. 삭막하고 차가운 도시 위로 문화를 입혔더니 어느새 도시는 활기를 되찾는다. 세상을 문화로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이들을 우리는 ‘문화기획자’라 부른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 청년 문화기획자들. 3인 3색 희망둥지협동조합 문화기획자들의 이야기를 지금 시작한다.

 

#김소라 문화기획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모두의 문화' 꿈 꿔"

김소라 문화기획자.

△정조 곤룡포 그려진 자전거 택시 '행카'로 관광·전통시장 활성화

“문화 도시 수원에서 시민들이 주도하고 참여하는 시민주도형 문화 만들어 낼 것입니다.”

수원 화성을 즐기는 새로운 방법, ‘행카’는 수원 지역 명물이다. 자전거를 직접 운전하며 발품을 들이지 않고도 세계문화유산 수원 화성을 둘러볼 수 있어 인기리에 운영되고 있다.

정조대왕의 곤룡포가 입혀진 자전거 택시는 방문객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남겨 지역의 상징적인 관광 요소로 정착했다. 특히 지역민 문화해설사를 배치해 지역 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코로나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전통시장을 거점 장소로 삼는 등 경제적인 효과와 관광 활성화라는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하며 좋은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 모든 고민은 희망둥지협동조합 김소라(28) 문화기획자의 아이디어로 완성됐다.

“자전거 택시는 벨로택시라는 이름으로 지난 2016년부터 운영돼 오던 수원 지역의 관광상품이었죠.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지난해부터 길 위의 숨겨진 이야기를 찾는 ‘행복한 택시’라는 이름으로 탈바꿈해 저희가 새롭게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친환경 자전거 택시이다 보니 에너지 사용 비용을 절감했다는 이점들이 생겨났습니다. 특히 생태교통 도시 수원에 적합한 탈거리 중 하나로 여겨지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처럼 수원 특유의 지역 문화가 더해진 콘텐츠는 수원 명물이 될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그도 그럴 것이 김 기획자는 수원에서 나고 자란 수원 토박이다. 그에게 수원 화성은 삶의 터전인 동시에 놀이터나 마찬가지였다.

올해로 희망둥지협동조합에서 지역문화기획자로 활동해 온 지 2년째가 됐지만, 처음부터 그가 문화기획자의 길을 꿈꿨던 것은 아니었다.

“호텔에서 4년 가까이 일을 해오다 회의감이 찾아왔고 대학 재학시절 우연한 기회로 가졌던 문화기획 경험이 떠올라 문화기획자 일에 눈을 돌리게 됐습니다. 마침 희망둥지협동조합을 통해 문화기획자로서 첫발을 내딛게 됐죠.”

해보고 싶은 일은 부딪혀보고 경험해봐야 직성이 풀린다는 근성의 소유자 김소라 기획자. 시민들이 주도하고 참여하는 ‘모두의 문화’를 만드는 것이 꿈이란다.

“수원시는 문화자원이 풍부한 도시에요. 이 문화자원들이 시민들에게 더 쉽고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고민하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김우빈 상권기획자

"홍대·경리단길 같은 '힙한 거리' 만들고파"

김우빈 상권기획자.

△로데오·매산시장 우수점포 홍보영상 '난리났네 난리났어' 제작

“MZ세대가 걷고 싶은 거리, 수원을 홍대거리 못지않은 문화 거점으로 만들고 싶어요.”

희망둥지협동조합 문화기획자 3인방 중 청일점인 김우빈(26) 기획자는 수원 지역에서 상권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상권기획자라는 말이 생소하게 느껴질 테지만 요즘 같은 때, 코로나19로 지쳐있는 소상공인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큰 보탬이 된다.

상권기획자는 전통시장이나 점포 등 지역 상권 활성화를 목적으로 문화, 미디어를 활용해 지역 사회의 경제 활성화를 이끄는 역할을 맡게 된다.

최근 김 기획자는 수원역 로데오 거리와 매산시장 수원시 10개의 우수 점포를 대상으로 홍보영상(브이로그) ‘난리났네 난리났어‘를 제작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SNS나 유튜브 홍보가 절실하지만, 디지털 미디어를 다루기 서툰 수원 지역 소상공인들을 위해 그는 직접 아이디어를 냈다.

“‘난리났네 난리났어’는 유튜버와 함께 지역 우수 점포를 소개하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점주님들도 온라인 영상 홍보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계시지만 방법을 몰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셨더라고요. 저희가 이 작업을 하면서 저희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말을 종종 듣고 있습니다. 수원을 처음 방문하는 분들이나 관광객들이 참고하신다면 도움되실 거라 생각합니다.”

김 기획자는 대학교 재학시절 문화기획과는 거리가 먼 생명과학을 전공했다. 수업 중 우연한 기회로 뮤지컬 제작에 참여했던 경험에 흥미를 느껴 내친김에 문화기획 관련 학과로 전과까지 하게 됐다.

뒤늦게 문화기획일에 뛰어든 김 기획자는 공연 스텝 아르바이트를 해 가며 경력을 쌓았다. 졸업 후 희망둥지협동조합과 인연이 닿게 되면서 지역 상권 개발을 위한 문화기획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용인에서 태어난 김 기획자에게 수원은 그저 남부권의 중심도시 정도로 여겨졌지만 수원이란 도시를 점차 알아가기 시작한 뒤로는 좀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어느덧 수원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린 김 기획자의 꿈은 야심 찼다. 수원을 홍대나 을지로 같은 곳을 찾지 않고도 젊은 세대들이 제 발로 찾아드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모든 문화의 중심이 서울에 치우쳐 있다 보니 젊은 세대들은 서울로 빠져나가곤 해요. 저마다 지역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문화자원들이 있는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그야말로 수원에도 힙지로, 경리단길 못지않은 문화의 중심이 될 수 있을 거라 자신합니다.”

 

 

#김보민 도시재생기획자

"그때그때 공간 맞춰 '시민니즈' 실현 목표"

김보민 도시재생기획자.

△집수리 '행궁 활짝' 빈집 활용 '봉담 활짝' 저비용 고효율 공간기획

“현장 중심의 뻔하지 않은 아이디어로 지역민들의 삶과 낡은 도시에 활기를 불어넣고 싶습니다.”

현장에서의 경험을 무엇보다 강조한 김보민(25) 기획자는 도시재생 분야의 탁월한 도시재생 기획자다. 희망둥지협동조합의 문화기획자 3인방 가운데 막내지만, 막내답지 않은 당찬 실행력으로 도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김 기획자는 수원 행궁동과 화성 봉담읍에서 도시재생 프로젝트 ‘행궁 활짝’과 ‘봉담 활짝’으로 저비용 고효율의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행궁 활짝’은 6∼7월 구천동과 남수동 일대의 취약계층이나 사회적배려계층을 대상으로 새시나 문짝, 외부 등을 교체해 주는 집수리 사업이다. 또 ‘봉담 활짝’은 지역 청년들과 주민들이 함께 빈집이나 쇠퇴한 지역 내 공간을 활용해 공유공간을 시공하는 공간기획 프로젝트로 소개하고 있다.

 

“여름에는 방충망이 없어 더운 날씨에도 꼬박 창문을 닫고 지내야 하셨고 겨울이면 웃풍이 스며들어 난방해도 소용이 없을 만큼 열악한 처지에 놓인 주민분들이 많으셨죠.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이런 부분들을 개선한 것이 행궁 활짝 프로젝트였습니다. 지역민분들께서 너무 만족해 주셔서 저 역시 보람됐던 일 중의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전기 공사 같은 부분들도 지원이 됐다면 하는 한가지 아쉬움도 들었습니다.”

김 기획자는 일찍이 도시재생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도시계획과에 진학했다. 이제 막 사회초년생으로 취업 전쟁에 뛰어든 그에게 희망둥지협동조합은 꿈을 실현하기에 조건들이 갖춰진 그야말로 ‘둥지’같은 직장이었다.

“문화기획, 도시재생 여기에 집수리까지 제가 가지고 있는 특기를 100% 살릴 수 있는 조건의 직장이 바로 희망둥지협동조합이었습니다. 입사 지원에 망설일 이유는 없었습니다.”

김 기획자는 현장 경험에 기반을 둔 실무 중심의 도시재생 기획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학부 때 제가 배웠던 것과 현실은 너무 많이 달랐어요. 현장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부터 지역민들의 니즈가 반영된 실효성 있는 사업들을 기획해야겠다는 확신이 들었죠. 발로 뛰는 도시재생 기획자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희망둥지협동조합은?
희망둥지협동조합(대표 문상철)은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의 중심에서 보다 차별화된 전문성으로 지속가능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2018년 설립된 사회적 기업이다. 예술문화기획, 도시분석연구, 주거환경, 경관개선, 디자인 영상,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지역과 세상을 연결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는 동시에 세상과 소통하는 문화의 장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

/사진제공=희망둥지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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