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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변호사서 서울시장까지 ...비극으로 끝난 정치행보

인권변호사서 서울시장까지 ...비극으로 끝난 정치행보

승인 2020-07-10 06:21:53

박원순 서울시장 연보. 자료제공=연합뉴스

[글로벌경제신문 이성구 전문위원]

2011년 10월 당시 만 55세의 시민운동가이던 경남 창녕 출신 박원순변호사가 '서울특별시장'이 됐다.

당시 누구도 그가 가장 오래 재임한 서울시장이 되리라 예측하지 못했을 테고, 그의 최장수 서울시장 임기가 극단적 비극으로 끝나리라고 내다본 이는 더더욱 없었을 것이다.

◇ 인권변호사→시민운동가→서울시장

박 시장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시장직을 걸고 주민투표를 벌였다가 물러난 뒤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공직선거에 처음 도전한 정치 초년생이 곧바로 서울시장 자리를 꿰찬 것이지만, 그는 정계에 입문하기 오래 전부터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그는 1994년 참여연대 설립을 주도했으며 1995년부터 2002년까지 이 단체에서 사무처장으로 일하면서 한국 시민운동을 진화시켰다.

이 시기에 일어난 1995년 사법개혁운동, 1998년 소액주주운동, 2000년 낙천·낙선운동 등 굵직한 시민운동마다 그의 이름이 남아 있다.

그 전에 박 시장은 이름을 날리는 인권변호사였다. 학생운동으로 구속돼 서울대에서 제명된 뒤 1980년 제22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어 1982년 사법연수원 12기 수료와 함께 검사로 임용됐다가 1년만에 박차고 나와 '인권변호사의 전설'인 고(故) 조영래(1947∼1990) 변호사와 함께 일하면서 부천서 성고문 사건, 미국 문화원 사건, 말지(誌) 보도지침 사건 등의 변론을 담당했다.

1990년대 중반에는 '서울대 성희롱 사건'의 변호인 중 하나로 활동했다.

◇ 서울시정의 '틀' 바꾸며 3선 성공

박 시장은 취임 이후 시민활동가·인권변호사라는 경력을 바탕으로 서울시정의 틀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세훈 전 시장의 남은 임기 2년 8개월을 넘겨받은 박 시장은 '디테일에 능하다'는 평처럼 세세한 부분까지 사안을 꼼꼼하게 챙겼고, 시민사회단체 출신 인물들을 대거 서울시로 데려와 시정 곳곳에 배치했다.

그는 현직 시장으로서 정몽준 당시 새누리당 후보의 도전을 받은 2014년 6월 4일 지방선거에서는 수성에 성공하며 재선 서울시장이 됐다.

그전까지만 해도 대선에는 나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곤 했지만, 재선 성공을 계기로 박 시장은 완연한 대권 주자 반열에 올라섰다.

2018년 6월 14일에는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와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를 제치고 3선에 성공해 2022년 6월 30일까지 임기를 보장받았다.

◇ "저보다 서울시장 오래 한 사람 없다"…멈춰선 임기

박 시장은 "조선 시대 서울시장 격인 한성판윤부터 따져도 저보다 서울시장을 오래 한 사람은 없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박원순 직업이 '서울시장'인 줄 안다" 등 사실에 부합하는 농담을 즐겼다.

3선에 도전해 성공한 것이 대권을 향한 그의 정치적 진로에 득이 됐는지는 확실치 않았다.

그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을 달린다.

서울시장으로 '3선'이나 했으면서 이룬 업적이 뭐가 있느냐며 평가절하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은 편이다.

재계의 한 인사는 10일 "서울은 1천만명이 넘는 시민과 국제도시로서의 서울시의 위상을 높이는 과제를 안고 있었는데 박 시장은 이런 일은 전혀 하지 않았다" 고 혹평했다.

또 너무 오래 재직하면서 신선함이 떨어져 오히려 독이 됐다는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지지율에 개의치 않는다"며 시장으로서 청년·복지·환경에 관심을 계속 쏟았고, 취약계층 보호에 집중했다.

전임자인 이명박 시장의 청계천, 오세훈 시장의 광화문광장 등과 같은 '한 방'이 없다는 지적에 박 시장은 늘 "그게 정치적으로 맞는지는 몰라도 나는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내 삶을 바꾸는 게 정치라고 생각한다"고 맞서 왔다.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의 임기는 3천180일에서 멈춰섰다.

이성구 글로벌경제신문 전문위원 news@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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