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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위비 증액 위해 주한미군 철수로 위협하라 지시"

"트럼프, 방위비 증액 위해 주한미군 철수로 위협하라 지시" -볼턴 회고록서 `한반도 비핵화` 폭탄발언 쏟아내

"文, 北 1년내 비핵화합의 전해"

"美·北 모두 판문점 회담서

文대통령 동행 원치 않았다"

美 백악관서 긴장한 김영철

김정은 친서 車에 놓고 내려

트럼프는 金에 아부성 발언

"비밀스럽지만 괜찮은 사람"

진영화 기자

입력 : 2020.06.21 23:31:42 수정 : 2020.06.21 23:5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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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년 내 비핵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방위비분담금 50억달러 증액을 위해 주한미군 철수카드로 한국을 위협하라는 지시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3일(현지시간) 공식 출간 예정인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났던 방`에서 이같이 주장했다고 한다. 회고록에 따르면, 2018년 남북정상회담 이튿날인 4월 28일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포함한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다"면서 "김 위원장에게 1년 안에 비핵화할 것을 요청했고 김 위원장이 동의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볼턴 전 보좌관은 판문점 회담에 대해 "실질적 내용은 거의 없는 DMZ 축제"라고 혹평했다고 한다.

이후 5월 말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은 6월 12일 예정된 미·북 싱가포르 회담 직전 김 위원장의 친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기 위해 백악관을 방문하면서 너무 긴장해 친서를 깜박하고 차에 놓고 내리는 실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회담이 실제 열렸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당신은 비밀스럽지만 아주 괜찮은 사람"이라고 아부한 뒷 이야기도 전해졌다.

볼턴은 회고록에서 작년 2월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정황도 소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에서 예기치 못한 양보를 막기 위한 준비회의에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1987년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레이캬비크 회담에서 회담장을 박차고 나오는 영상을 틀어줬다고 한다. 이런 강경한 대응이 결국 소란의 중단거리 핵무기금지(INF) 협정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을 설득하기 위한 목적이었던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상을 본 뒤 "내가 유리한 입장이니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회담장을 걸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결국 2월 28일 하노이 회담은 볼턴의 의도대로 무산됐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에서 계획한 만찬을 취소하고 북한까지 비행기로 데려다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김 위원장은 웃으며 거절했다고 한다.

이로부터 한 달 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에서 너무 강경한 태도를 견지한 것에 대해 후회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볼턴 전 보좌관이 썼다고 한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나는 (북한) 추가 제재의 철회를 지시했다" 등 트윗을 날렸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백악관 대변인 세라 샌더스에게도 "나는 김정은을 좋아한다. 그리고 이런 제재는 불필요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볼턴 전 보좌관은 또 문 대통령이 2019년 6월 남·북·미 3자 회담을 집요하게 요구했다고 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그간 대통령이 DMZ를 방문한 적이 많지만 미국 대통령과 한국 대통령이 함께 가는 것은 처음"이라며 계속 동행을 요청했지만, 정작 미국과 북한 측은 문 대통령의 참석을 원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는 문 대통령이 근처에 없기를 바랐지만, 문 대통령은 완강하게 참석하려 했고 가능하면 3자 회담으로 만들려고 했다"고 썼다.

6월 30일 남·북·미 판문점 회동은 하루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DMZ에서 그(김 위원장)와 만나겠다"고 쓰면서 성사된 `깜짝 이벤트`였다. 그러나 회동 당일 6월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문 대통령의 생각을 전날 밤에 타진했지만 북한 측이 거절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문 대통령은 "김정은이 한국 땅에 들어섰을 때 내가 없으면 적절하지 않게 보일 것"이라며 김 위원장에게 인사하고 그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겨준 뒤 떠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그러나 트럼프는 "난 문 대통령의 참석을 바라지만 북한의 요청대로 할 수밖에 없다"며 `3자 회동`을 거절했다고 한다.

당시 문 대통령은 판문점 자유의 집까지 트럼프와 김정은을 안내했고 남·북·미 정상의 회동이 성사됐다.

볼턴 전 보좌관은 6월 30일 오전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한국이 김 위원장과 핫라인을 개설했지만 그것은 조선노동당 본부에 있고 그(김정은)는 전혀 거기 간 적이 없다"고 고백하기도 했다고 볼턴이 쓴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친한 세계 정상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라고 볼턴 전 보좌관이 썼다. 아베 총리는 4·27 판문점 선언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을 믿지 말라"면서 "일본은 비핵화와 일본인 납치 문제 모두 구체적이고, 모호하지 않은 약속을 원한다"고 했다고 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의 분담금 증액을 이끌어내기 위해 미군 철수 카드로 위협하라고 말했다고 볼턴이 썼다고 한다. 2019년 7월 볼턴 전 보좌관이 방위비분담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 방문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돌아왔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 한국에서 각각 80억달러와 50억달러를 얻는 길은 모든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이라며 "그것이 당신을 매우 강력한 위치에 있게 한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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