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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군공항 이전 및 경기통합국제공항(내용 수정=하위로 옮김 예정

[이슈추적] 여전히 출구 못 찾은 수원 군(軍)공항 이전사업

[이슈추적] 여전히 출구 못 찾은 수원 군(軍)공항 이전사업



[출처: 중앙일보] [이슈추적] 여전히 출구 못 찾은 수원 군(軍)공항 이전사업
제2차 세계대전 말에 지어진 수원 군 공항. 70여 년 만의 이전을 앞두고 논쟁이 뜨겁다. 사진은 수원 군 공항에서 블랙이글팀이 이륙하는 모습.  [사진 수원시]

제2차 세계대전 말에 지어진 수원 군 공항. 70여 년 만의 이전을 앞두고 논쟁이 뜨겁다. 사진은 수원 군 공항에서 블랙이글팀이 이륙하는 모습. [사진 수원시]

국방부는 올 2월 16일 경기도 수원 군 공항 예비이전 후보지로 화성시 ‘화옹지구’를 단수 후보로 선정했다. 이후 10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여전히 출구를 찾지 못하는 등 사실상 답보 상태다. 화성시 내 군 공항 이전 반대 여론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올 2월 예비이전 후보지로 화성 화옹지구 발표
후보지 발표는 이전사업 11단계 중 3단계 위치
화성시 격렬 반대하면서 사업 사실상 답보상태
'옮기려는' 수원, '막으려는' 화성 여론전 치열

2월만 해도 통합 대구공항보다 수원 군 공항 이전사업이 속도를 더 내는 듯했다. 단수 후보인 수원과 달리 대구공항의 경우 ‘군위군 우보면’과 ‘군위군 소보면-의성군 비안면’ 복수 후보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국방부에서 통합 대구공항 이전 후보지를 결정하기 위한 선정위원회가 열리는 등 대조적이다.
[자료 수원시]

[자료 수원시]

 
17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군 공항 이전사업 절차는 ①이전 건의서 제출 ②이전 건의서 평가 및 승인 ③예비이전후보지 발표 ④이전 주변 지역 지원방안 수립 ⑤이전후보지 선정심의 ⑥이전 주변 지역 지원계획 수립 등 크게 11단계로 이뤄진다. 수원 군 공항은 아직 ③단계 수준이다. 예비이전 후보지 지자체인 화성시가 이전 자체를 반대하면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원과 화성 두 지방자치단체는 이전사업과 관련한 흐름을 주도하기 위한 ‘여론전’을 각각 벌이고 있다. 옮기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의 싸움이다.
수원 군공항 예비이전 후보지 위치도. [중앙포토]

수원 군공항 예비이전 후보지 위치도. [중앙포토]

 
수원시는 이달 초부터 화성지역 주민을 군 공항 이전 홍보 기능을 하는 시민협의체에 포함하기 위한 조례 개정 작업에 나선 상태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화성시 내 군 공항 이전 찬성여론을 불 지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 수원 군 공항 인접 지역인 화성 화산동(주민 2만3468명), 기배동(주민 1만4789명)은 비행기 소음 등으로 이전에 우호적이다. 
 
또 수원시는 지난 6일 군 공항 이전사업 전반에 대해 점검하고 자문할 ‘사업관리 전문지원단’을 위촉하기도 했다. 전문지원단은 공항계획·도시계획·군사시설·재원조달·환경 등 7개 분야다. 전문지원단은 분야별 공정 점검과 자문 역할 등을 맡는데, 이전사업 추진에 변함없다는 시의 의지를 보여줬다고 분석한다.
이의택 수원시 군공항이전추진단장이 군공항 이전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수원시]

이의택 수원시 군공항이전추진단장이 군공항 이전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수원시]

 
반면 화성시는 지난 7일 수원대 벨칸토 홀에서 ‘화성호 생태문화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화성호는 수원 군 공항 예비이전 후보지인 화옹지구와 지척이다. 화옹지구가 궁평항에서 매향리까지 바닷물을 막아 만든 4482㏊ 규모의 간척지인데, 이때 바닷물을 막으려 쌓은 화성 방조제로 생긴 게 바로 화성호다.  
 
이번 심포지엄 발표자들은 화성호 자연환경 보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수원 군 공항을 이전하기보다는 습지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이 생태·환경 보호 및 지역 가치증대에도 바람직하다 (이시완 한국환경생태연구소 박사)”, “희귀 조류의 천국인 화성호를 람사르습지로 등록하고 중요하게 보호해야 한다(정한철 화성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등이다.
올해 초 수원 군공항 이전 예비후보지인 화성 화옹지구와 맞닿은 우정읍의 한 교차로에 ‘생활터전 망가진다, 수원 군공항 화성시 우정읍 이전 반대!’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들이 걸려 있다. [중앙포토]

올해 초 수원 군공항 이전 예비후보지인 화성 화옹지구와 맞닿은 우정읍의 한 교차로에 ‘생활터전 망가진다, 수원 군공항 화성시 우정읍 이전 반대!’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들이 걸려 있다. [중앙포토]

    
화성시에 따르면 화성호는 20여종의 천연기념물·멸종위기종 조류가 서식한다고 한다. 지역 정가에서는 자연환경 보존 명분으로 군 공항 이전사업을 막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화성시는 또 ‘매향리의 눈물’을 강조하고 있다. 화옹지구 인근의 매향리는 1955년부터 미(美) 공군 폭격장인 쿠니사격장으로 사용됐다. 2005년까지 사격훈련이 이어졌다. 50년간 주민들은 소음·오발 등 피해를 겪었다. 이 지역 주민들은 “또다시 전투 비행기로 인한 피해를 볼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군 공항 반대 현수막을 쉽게 볼 수 있는 이유다.
 
단국대 분쟁해결연구센터의 분석대로 찬반 여론의 흐름이 이전사업 향배의 관건이 됐다. 수원시는 군 공항이 떠날 권선구 세류동 일대 522만1000여㎡ 부지를 연구·주거단지 등이 복합된 ‘스마트폴리스’로 조성할 계획인데, 이곳에서 나오는 개발이익금 5111억원을 이전지 주민들에게 지원하겠다는 대책을 세웠다.
 
수원·화성=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이슈추적] 여전히 출구 못 찾은 수원 군(軍)공항 이전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