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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땅’ 새 그물을 짜자 -윤수현 수원시 토지정보과장

‘바른 땅’ 새 그물을 짜자 -윤수현 수원시 토지정보과장  

중부일보 2015년 10월 23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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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地籍)의 기원은 인류와 함께한다. 지적의 발생설을 과세설, 치수설, 지배설, 침략설로 구분하지 않더라도 조세부과의 기준으로 삼았던 것은 분명하다. 신라와 조선시대 양안(量案)에서 토지의 위치를 사방으로 표시하는 사표(四標)제도나 토지의 형태를 그림으로 그려 넣는 전답도형도(田畓圖形圖) 등을 보더라도 토지지배권의 한계를 분명히했다. 지적이 과세의기준인 세지적(稅地籍)에서 현대 법지적(法地籍)으로 발달되면서 단위필지(單位筆地)에 대한 경계(境界)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었다. 지적의 법적정의는 없지만 그 목적이 국토의 효율적 관리와 국민의 소유권보호에 있다.

지적측량(地籍測量)은 토지를 지적공부(地籍公簿)에 등록하거나 등록된 경계점을 지상에 복원하는 측량을 말한다. 이와 같은 지적측량이 매년 경계에 대해 민원이 야기되는 것은 지적측량기준점의 통일성 결여와 관리상의 문제점에 있다고 본다. 물론 1910년도 토지조사사업 당시부터 현재 7종의 다양한 지적도 축척과 6.25 한국전쟁으로 인한 망실된 기준점이 하나의 원인이될 수 있지만 무엇보다 그림형태인 종이지적의 작은축척을 현지에 1:1로 확대복원시키면서 발생하는 오차가 주원인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종이지적에 대한 보안책으로 정부가 추진중인 사업이 바로 지적재조사사업이다. 이사업은 2012년부터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중인 국가사업으로 그동안 경계분쟁의 원인이되었던 지적불부합지를 해소하는데 커다란 기여를 할 것이다. 이 사업은 2011년 9월 특별법을 제정·공포하고 2012년 3월17일부터 전면 시행되고 있다.

수원시에서도 2013년부터 지난 7월20일 권선구 입북동소재 ‘벌터지구’사업을 완료하였고, 장안구 파장동소재 ‘파장지구’를 연계 추진할 예정이다. 과거 종이지적이 안고있는 경계점에 대한 불분명한 그림위치에서 현대 디지털시대에 맞는 선명한 좌표위치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이 사업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이사업이 완료되면 그동안 고질적으로 안고있던 지적불부합지나 지적측량에 대한 경계분쟁에서 한결 자유로워질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가 인정하는 IT 강국이다. 주민설명회나 동의서 징구 시 인터넷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 가령 공인인증제도를 활용한 동의서징구방법이나 인터넷 카페·사업시행지구 동아리를 결성하고, 토지소유자의 의견청취방을 개설하는 등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행정을 펼칠이유가 있다.

우리는 우리가 하는행동에 의해서 우리가 되는것이다. 이 세상에 뿌리의 수고없이 아름답게 핀 꽃이 없는 것처럼, 이 사업은 우리의 수고를 기다리고있다. 사업시행자·토지소유자 그리고 이해관계인이 삼위일체가 되었을 때 이사업의 완성도가 높아질 것이다. 모두가 원하지만 모두가 이룰 수 없는 것처럼 서로 머리를 맞대고 몇 사람보다 많은 사람의 내면의 평화가 이룩될 수 있도록 새틀을 짜야할 것이다. 시각장애자 ‘헬렌 켈러’가 말한 것처럼 도전은 아름다운 것이다. 도전하지 않는 삶이 무의미한 것처럼 우리도 디지털시대를 맞이하여 새 그물을 짜서 여기에 경계분쟁의 마침표를 찍어야할 것이다. 그것이 바른 땅을 바른기준으로 관리해야할 우리의 소명이다.
윤수현 수원시 토지정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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