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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그대로 옮겨 담은 목판화의 진수

자연 그대로 옮겨 담은 목판화의 진수수원 해움미술관 7월3일~9월3일 김억·류연복 ‘땅과 삶이 만나는 목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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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5.19    저작권자 © 경기일보
  ▲ 김억 作 ‘벽계구곡’  
  ▲ 김억 作 ‘벽계구곡’  

목판 위에 펼쳐진 대자연의 웅장한 모습을 만난다.

해움미술관(팔달구 교동 소재)에서 오는 7월 3일부터 9월3일까지 열리는 판화가 김억과 류연복의 <땅과 삶이 만나는 목판화>전을 통해서다.

관심이 떨어진 판화의 예술적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기획된 이번 전시를 통해 두 작가가 선보이는 판화의 다양한 매력을 만날 수 있다.

한국화를 전공한 김억 작가는 대학 시절 산수나 풍경을 그리지 않았다. 그의 말대로 “조선시대가 아닌 현대를 살면서 그냥 아름답게 그리는 게 싫어서”였다.

그는 관념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산수화를 현대미술로 표현하기 위해 전국의 산을 직접 찾아다녔다. 발로 밟고, 눈으로 보면서 땅은 단순히 삶의 일부분이 아닌 정신이 깃든 곳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는 민족의 정신이 깃든 땅의 가치를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목판에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새겼다. 그의 작품이 산 전체 풍경을 목판에 담지만 정상을 향하는 사람의 모습, 산 중턱에 위치한 작은 사찰 등도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섬세하고 세밀한 이유다.
 

  ▲ 류연복 作 ‘다시 건너 간다’  
  ▲ 류연복 作 ‘다시 건너 간다’  

서양화를 전공한 류연복 작가는 “1980년대 민주화 투쟁을 하던 과정에서 대중과 쉽게 만날 수 있는 장르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판화와 벽화 등에 관심을 가졌다”는 그의 말대로 ‘자연스러움’이 작품의 특징이다.

  ▲ 김억 작가와 류연복 작가.  
  ▲ 김억 작가와 류연복 작가.  

1984년에 완성한 첫 작품이 ‘갑오농민전쟁’인 이유도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한 결과다. 1993년부터는 산과 꽃이 가득한 안성의 산 기슭에 자리 잡으면서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눈에 보이는 것들이 씨앗, 꽃, 산 등이었고, 자연스럽게 목판에 새겼다.

김억의 작품에 비해 세밀하지 않지만 힘은 넘치는 이유도 거친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살아남는 자연물의 강인함을 그대로 담으려 했기 때문이다.

해움미술관 관계자는 “두 작가는 같은 장르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지만 표현 방식이 완전 다르다. 한국 판화를 대표하는 두 작가의 작품을 통해 판화의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움미술관은 전시와 연계한 판화체험학습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전시가 열리는 7월8일부터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 김억, 류연복 작가가 직접 참여해 판화 작업을 시연하고, 함께 작품을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진다. 참가 접수와 문의는 홈페이지(http://haeum.kr) 또는 전화 (031) 252-9194를 통해 가능하다.

신지원기자

신지원 기자 sj2in@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