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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에 대해 외신들의 박근혜 정부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선장과 선원, 선사 및 사주, 일부 공무원에만 책임을 돌리려 한 것에 대한 무책임함을 질타하는 목소리이다.

프랑스의 유력일간지 르몽드는 지난 23일(현지시각) 온라인판에 게재한 ‘세월호 침몰, 한국 사회의 무절제함을 폭로하다(Le naufrage du « Sewol », révélateur des excès de la Corée)’는 기사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세월호 침몰 사고는 단순히 6825톤짜리의 페리호가 물에 잠긴 것이거나, 선주와 선장을 비롯한 직원들의 부족한 능력에서 온 것이 아니다”라며 “시민을 보호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행정부와 부주의한 관리 능력이 침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번역사이트 ‘뉴스프로’가 25일 저녁 번역했다.

르몽드는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직원들의 ‘살인적’ 행동과 일부 공무원들의 일탈을 단호하게 꾸짖으며 거리를 두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하지만 그는 정부의 행정능력에 대해 제기되는 비판들을 피하는 일이 괴롭기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 이유에 대해 르몽드는 “(정부에 대한) 비난이 적지 않기 때문”이라며 “처음으로 인양된 시신은 해경이나 해군이 아니라 자원봉사에 나선 잠수부에 의해 뭍으로 옮겨졌으며 서울에 위치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구조상황을 따라가기 위해 텔레비전을 봐야 했다”고 지적했다.

   
23일(현지시각) 게재된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
 
르몽드는 해군에 대해 “지난 2012년 1590억원을 주고 완성한 한국 최초의 구난함정 통영함을 사용할 수 없었다”며 “구조에 참여하고 있는 여러 기관들은 전혀 조화롭지 않았고, 응급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세월호 사고의 근원에 대해서도 르몽드는 조명했다. 이 신문은 “일부에서는 한국 사회의 계급에 따른 강박적 존중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며 “유교 전통에서 비롯된 복종은 깊이 뿌리내렸고, 국가의 급속한 발전에 기여한 것도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세월호의 경우 선박 직원들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사람들이 살아남고 고등학생들처럼 지시에 따라 선실에 남아있던 사람들은 사라져버린 것이라는 모순된 상황을 르몽드는 전했다.

또한 르몽드는 대한민국 사회를 두고 “이번 일은 국가와 국가 경제의 운영에 대한 광범위한 의문을 불러 일으켰다”며 “경쟁에만 사로잡혀 속도에 의해 세워진 것은 오늘날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르몽드는 “어떤 의미에서는 인간적인 삶을 무시해버린 것으로도 보인다”고도 썼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르몽드는 “박근혜가 지난 2012년 대선 캠페인에서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약속했으나 대통령직을 맡은지 1년이 조금 지난 지금 바뀐 것은 거의 없다”며 “지난 2월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의 주도 하에 마련된 법 개정안에 따르면 해양 안전에 대한 규정들이 포함돼있지만 법규를 위반했을 때 적용되는 엄한 처벌은 어디에도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 17일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현장을 방문한 장면. 사진=JTBC 뉴스
 
세월호 직원들과 그들의 태도가 갖는 한계를 두고 르몽드는 “선장 뿐 아니라 10여명의 선원들은 비정규직이었고, 직원들은 어떤 안전교육도 받지 않았다”며 “선주인 청해진 해운은 언제나 빨리 운행할 것을 종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한민국 대형사고의 역사에 대해서도 르몽드는 “2003년에는 소통 부재라는 심각한 실수로 인해 중부 지역의 대구시 지하철에서 19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1995년에는 잘못 지어진 서울의 삼풍백화점이 붕괴해 5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내기도 했고, 1993년에도 페리 선박이 침몰한 적이 있는데, 293명이 사망했다”며 “오늘날 한국은 OECD 국가 중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에서 수위권을 차지하게 됐다”고 전했다.

르몽드는 “세월호 침몰이 남긴 것은 수백명의 사망자와 수백만의 슬픔에 찬 이들 뿐이 아니다”라며 “이번 사고로 이 나라가 가진 무절제함이 온 천하에 드러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