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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 빈칸 많아도…선거 앞두고 ‘더 미룰수 없다’ 판단

 

  ‘새정치’ 빈칸 많아도…선거 앞두고 ‘더 미룰수 없다’ 판단
 
21일 오전 신당 창당 설명회를 위해 제주를 방문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4·3 평화공원에 들러 참배하고 있다. 제주/뉴스1

안철수, 3월창당 선언 배경은
“지방선거에서 능력 평가받겠다”
지지자들 의구심 해소하고
합류 고민 인사들 영입 속도전
포용·통합 등 기본가치 섰지만
구체적 정당모델 아직 못찾아
3월 창당 준비작업 빠듯한 시간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21일 ‘창당 로드맵’을 발표한 것은 6·4지방선거를 앞두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3월말 창당을 위해서는 정당의 모델 확립은 물론 ‘새정치’의 내용, 인재 영입 등 갖춰야 할 것들이 많다.

창당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던 안 의원이 3월 창당을 공언한 것은 지지자들과 신당 합류를 고민해온 인사들의 의구심을 해소하고,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의 평가를 받으려면 설 명절 전에는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는 전략적 고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윤여준 새정치추진위원회 의장은 제주 기자간담회에서 “지방선거라는 전국 규모의 선거가 다가오고 있는데, 책임있게 참여 하겠다고 안 의원이 말했듯 저희는 이번 선거에 참여해 새정치 구현 능력에 대한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겠다”고 밝혔다. 새정추 핵심관계자는 “창당 선언을 통해 합류를 고민하는 인사들의 영입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3월 창당은 상당히 빠듯한 일정이다. 우선은 그동안 모호하다고 지적받아온 새정치의 내용과 청사진을 공개해야 한다. ‘정의로운 사회’, ‘민주적 공공성 회복’, ‘포용·통합’등의 기본 가치 아래 김효석 공동위원장이 세부 내용을 채우는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애초 27일께 윤곽을 공개하고 국민토론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안을 검토했지만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제주도 기자간담회에서 “2월 중 창당준비위원회를 구성하려면 정강정책이 대강 정리돼야 하고 당헌·당규도 준비돼야 해서 시간 여유가 많지 않다”며 “국민대토론회는 설 연휴 이후로 미룰 생각”이라고 말했다. 새정추 관계자도 “새정치의 내용을 정리하고 눈에 띄게 포장하는 게 쉽지 않다”고 전했다.

현재 정당의 강령과 정강, 의사결정 등 정당 모델의 정립은 이계안 공동위원장이 맡아서 작업 중이다. 기존 정당과 다른 형태의 정당을 만든다는 방침은 섰지만 구체적인 모델은 아직 논의중이다. 새정추 관계자는 “현재 기존 정당들의 장단점을 검토하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말씀만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2012년 대선에서 ‘안철수 캠프’에 참여했던 김민전 교수(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가 작성한 ‘새 정치는 새 당에서’ 보고서를 보면 대통령 후보 완전 개방형 경선 선출, 분권형 네트워크 정당 등을 제안한 바 있다.

인재영입에 대해 새정추 쪽은 “17개 광역단체장 후보를 다 내겠다”는 입장으로 안 의원이 직접 공을 들이고 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담담한 반응을 보였지만 불편한 기색도 숨기지 않았다. 유일호 새누리당 대변인은 “창당은 타당한 방향이다. 건전한 정책 경쟁을 통해 당당히 국민들의 심판을 받는 것을 환영하는 바”라면서도, 안 의원의 ‘양보 발언’을 언급하며 “지금까지 안철수 의원의 행보를 봐서 과연 오늘 천명한 바와 같은 새로운 정치, 변화된 정치를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 크게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박광온 대변인은 “안철수 의원이 정치 이상과 현실 정치를 어떻게 조화해 나갈지 국민들은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다”고 짧게 논평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