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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朴 회동… 박원순 ‘단일화 가교역할’ 맡나

安-朴 회동… 박원순 ‘단일화 가교역할’ 맡나

 
[동아일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박원순 서울시장을 13일 만났다. 대선출마 결심을 굳히고 지지세력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6일 두 사람 간 담판을 통해 안 원장이 박 시장에게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양보한 지 1년이 된 시점이라 안 원장을 초대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회동 직후 취재진에게 “제가 (지난해) 이맘때쯤 서울시장 출마 결심을 했고, 안 원장님과 합의했던 날이어서 저로선 감회가 있는 날이라 한번 뵀으면 좋겠다고 연락을 드렸다”며 “오늘 만남은 정치적 의미가 전혀 없고 덕담만 나눴다”고 말했다.

만난 동기가 무엇이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선출이 임박한 이 시점에 두 사람이 무슨 말을 나눴느냐는 점이다. 만난 시간은 오후 3시 50분부터 4시 25분까지 30여 분이었다.

안 원장과 박 시장의 이날 회동은 배석자 없이 이뤄져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안 원장 측 유민영 대변인이 “안 원장이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서울시의 새로운 변화에 대한 시민의 기대를 전했고 박 시장은 1년 전 상황을 회고하며 다시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소개한 정도다.

하지만 안 원장이 그동안 박 시장뿐만 아니라 각계의 유력 인사들을 만나 대선출마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는 점에서 이날 면담에서도 어떤 형태로든 대선과 관련된 이야기가 오갔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안 원장이 조만간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며 사실상 대선출마를 ‘예고’한 상황이어서 향후 정치적 행보, 민주당과의 관계 등에 대한 깊은 대화가 오갔을 수 있다. 안 원장이 박 시장에게 지원을 요청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 시장은 지난달 27일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은 정당이 낸 후보보다는 안 원장처럼 정당 밖의 인물을 원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안 원장을 두둔한 바 있다.

대화 내용과는 별개로 그동안 극비리에 유력인사들을 접촉했던 안 원장이 서울시청을 직접 찾아가 박 시장을 만나고 회동 사실을 즉각 공개한 것 자체가 계산된 정치적 행보라는 해석도 많다.

안 원장이 출마하더라도 공직선거법상 서울시장은 특정 대선후보를 직접 도울 수 없다. 하지만 시민사회에서 박 시장의 위상을 고려할 때 안 원장 측이 구상하는 ‘민주당을 포함한 모든 야권세력과 시민사회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대통합’에 대한 의견이 오갔을 수 있다. 안 원장과 민주당 후보의 단일화 과정에서 박 시장이 가교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 박 시장은 올 2월 민주당에 입당했다.

그러나 박 시장은 “기본적으로 나는 서울 시정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 공개적 활동이 불가능하고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또 나는 민주당 당원”이라며 안 원장 지원설을 일축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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