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4월 수원천이 복원되면서 전보다 많은 주민들이 수원천을 이용하고 있다. 수원에 새로운 명소가 생긴 것이다. 그런데 천을 따라 걷다보면 다소 어둡고 침침한 다리 밑을 지나게 된다.
우리 구에서는 주민들의 건의에 따라 시민이 손수 그린 타일 5천장을 벽면에 붙여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했다. 여기에 조명을 설치하여 ‘갤러리 공간’으로 바꾸기로 한 뒤 ‘다리밑 갤러리 공공예술프로젝트’를 시민과 함께 추진하고 있다.
필자는 요즘 팔달구에 다리 밑 교각과 같은 공간이 너무 많다는 걸 절실히 느끼고 있다. 이에 따라 소외되기 쉬운 구도심권의 도시기반시설을 개선하고 주민들의 일상생활과 직결되는 불편사항을 정비 중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팔달구의 주민들을 만족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요즈음 공직자들도, 시민들도 각 동마다 한창인 ‘마을 르네상스’에 거는 기대와 관심이 지대하다. ‘마을 르네상스’는 주민 스스로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를 문화와 복지, 자연과 환경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삶의 공간으로 새롭게 만들어가며 실천하는 마을 공동체 시민운동으로, ‘시민이 주도하고, 행정이 지원하는’ 민관협력 파트너십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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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지역에 비해 구도심권이 많은 팔달구는 마을 르네상스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수원화성 복원사업이 장기화되면서 행정에만 의지하기보다 주민 스스로 움직여 예전 도심지의 명성을 되찾고자 하는 주민 의식이 강한것도 한가지 이유일 것이다.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각종 규제로 주거환경과 생활환경의 개발이 늦어진 행궁동과 지동의 주민들은 좁은 길목에 벽화를 그려 추억의 골목길로 변화시켰다.
상권이 위축되어 빈 가게가 많았던 로데오시장의 상인회는 빈 공간에 예술작품과 조명을 설치하여 썰렁했던 상가의 거리를 아름다운 갤러리로 바꾸었다.
또 화성 복원사업으로 건물이 철거되고 주민들이 하나둘씩 떠났던 행궁동은 금빛합창단, 문화재지킴이 마을, 주민이 직접 운영하는 마을안내소 등 마을 르네상스 사업을 활발히 펼치며 문화예술마을로 활력을 되찾아가고 있다.
마을 르네상스를 통해 그동안 다소 일방적으로 추진되어온 행정이 시민과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이제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는 것이다.
지금처럼 지역문제에 대한 주민들의 고민과 열정에 적극적인 행정력이 뒷받침이 계속된다면 팔달구는 과거 속에 남아있는 구도심이 아니라 미래를 향해 살아 움직이는 역사와 문화의 도시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수원형 마을르네상스’를 통해 활기 넘치는 팔달구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윤건모 수원시 팔달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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