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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체킹, 그 멋진 행정에 수원시민 감동한다

로드체킹, 그 멋진 행정에 수원시민 감동한다
[김훈동 칼럼]
2012년 05월 23일 (수) 편집부 suwon@suwon.com

▲ 수원예총 회장
요즘 자치단체장들이 거리 구석구석을 다니며 시민생활의 불편사항을 풀어가는 로드체킹(road-checking)이 유행이다. 길에서 도시가 갖고 있는 문제의 답을 찾는 행정이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도로주변을 살피고 시민들을 만난다.

며칠 전에 로드체킹에 나선 라수흥 장안구청장을 만났다. 마침 횡단보도에 놓인 노란색의 보도블록이 깨지고 높낮이가 일정하지 않아 마구 움직여 보행에 지장을 준다고 지적을 했다.

또 팔달구 어느 골목길에 도로가 심하게 패여 자갈들이 몸을 들어내어 차량이 오고 갈 때 돌이 튀어 위험하다고 귀띔해 주었다. 다음 날 놀랍게도 보도블록이 반듯하게 고쳐졌고, 패여 진 도로에 아스팔트가 깔렸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적된 곳을 보수하였음을 알리고 혹시나 미흡한 부분이 있으면 연락을 주라는 문자가 왔다. 이쯤 되면 시민 누구나 감성적이 될 수밖에 없다. 감성의 지향점은 신뢰다. 감성의 수단은 사랑과 믿음, 배려와 관심이다.

민원의 신속한 처리야말로 행정개혁의 바로미터다. 가시 효과뿐만 아니라 체감효과도 크다. 귀띔을 ‘귀중한 한마디’로 받아들인 것이다. 행정은 이성적이고 냉철한 행동영역이다. 이성의 수단은 합리적인 기준과 원칙, 체계적인 조직구도다.

이성의 자리에서 손짓만으로 감성을 불러일으킬 수 없다. 직접 나서야 시민의 감성을 건드릴 수 있다. 로드체킹은 그런 의미에서 멋진 행정이다. 시민만큼 현명한 존재는 없다.

공직사회는 최선의 서비스가 최고의 행정이라는 가르침을 기억해야 한다.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다’는 항간의 쑥덕공론을 들었던 공직사회다.

공직자로서의 철학은 없고 처세만이 있었던 탓이다. 우리의 어휘 중에서 ‘의무’는 가장 신성한 낱말이다. 공직자는 의무를 다해야 한다. 그 이상 더 할 수도 없거니와 그보다 덜하기를 원해서도 안 된다.

행정의 궁극적인 목표가 서비스라면 몸소 실천하는 봉사야말로 최선의 행정서비스다. 그런 의미에서 로드체킹에 나선 라수흥 구청장을 비롯한 공직자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신은 자연과 촌락을, 인간은 문명과 도시를 만들었다는 말이 있다. 도시는 인간이 살기에 편리한 곳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편리한 것만이 인간이 소망하는 알파요 오메가일까. 아니다.

장마철에 맨홀 뚜껑이 부실해 빠져 죽는 경우도 있다. 전선에 감전되어 무고한 시민들이 사고를 당하는 등 도로상에서 교통사고 못지않게 이곳저곳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한다.

행정당국은 민원(民怨)을 사지 않도록 최선의 보완조치를 취해야 한다. 도시가 날이 갈수록 거대화되고 복잡화돼감에 따라 각종 사고로 시민들의 피해가 크다. 현장을 누비면서 행정의 사각지대가 없도록 해야 한다.

예전에 일본의 이즈모(出雲)시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 당시 시장인 이와쿠니 테쓴도(岩國哲人)시장실을 보고 놀랐다. 그 흔한 소파나 의자가 없다. 오직 책상 하나뿐이었다.

왜 시장실에 그런 집기가 없느냐고 물었다. “시장이 앉아 있을 시간이 어디 있느냐”는 것이다. 서서 듣고 그 자리에서 결재한다. “내가 시장으로 내건 슬로건은 ‘행정은 최대의 서비스 산업이다’ 라는 것이다. 내가 내놓은 모든 시책은 이 한마디에 수렴되어 있다.” 그가 쓴 ‘지방의 논리’에 나오는 말이다.

행정은 최선의 서비스다. 민원 1회 방문처리시대다. 민원실 환경도 쾌적해졌다. 민원의 늑장처리는 시민들을 짜증 나게 한다. 오죽하면 365일 주야간 민원실이 운영될 정도일까.

사실 종래의 민원은 민원(民願)이 아니라 민원(民怨)이었다. 이런 민원창구는 이젠 없다. 사소한 행동이 시민의 마음을 움직인다. 로드체킹을 나서서 시민들의 사소한 말을 일일이 귀담아 듣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시민들도 까다로워지고 있다.

어떤 시민이고 자신을 만족시키려는 작고 사소한 행동에 감동하기 마련이다. 로드체킹이 계속 어떤 변화를 일으켜 갈지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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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daum view(블로그뉴스)에도 실린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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