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옛 경기도청사, 활용방안 시급하다
기자명 중부일보 입력 2022.08.15 18:34 수정 2022.08.15 18:36
어찌보면 성급한 호소인지도 모른다. 경기도청 구청사 인근의 상인들 목소리가 예견되듯 터져 나오고 있다. 정문 앞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상인부터 음식점에 이르기까지 상인들 모두는 당장 상권이 다 죽어 죽을 맛이라는 호소다. 당연히 하루빨리 활용안 논의를 서둘러달라고 주문하고 있지만 사정이 그리 녹록지는 않아 보인다. 상인들 말처럼 예전에는 많은 사람이 방문해 텐트도 치고 놀던 활기찬 공간이었는데, 지금은 가끔 유령도시 같다는 느낌이 본보 취재처럼 꼭 들어맞는다. 이미 공실이 된 경기도청사 전경은 잡초가 무성하고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경기도청 광교 신청사 이전으로 비어있는 수원시 팔달산 뒤, 옛 도청사의 구체적인 공간 활용 계획 논의가 지연되면서 인근 상인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일이다.
생각하기 따라 이렇게 될 줄 몰랐을 도청이 아니다. 청사 이전으로 인해 주 손님층이 빠지며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을 것이 뻔했고 여기에 도청 관리 부실 및 정문 앞 도로 공사로 인적마저 끊긴 상태다. 알려졌다시피 경기도는 지난 5월 말 7주간에 걸친 청사 이전작업을 마치고 광교 신청사에서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말도 많았던 도청 이전이었다. 멀쩡한 건물을 놔두고 무슨 배짱으로 의회건물을 다시 짓고 그 비싼 광교에 이전을 한 것인지 도민들은 이해를 못하고 있지만 일단 광교 신도시가 생기면서 준비한 이전으로 지금에 와서 어찌 해 볼 도리도 없었던 것으로 이해되는 정도다.
물론 과거에 도는 이렇게 청사 이전으로 비워진 10개 동 연면적 5만4천74㎡ 규모의 팔달구 구청사 활용방안을 밝히지 않은 게 아니다. 경기도기록원과 통합데이터센터를 조성하고, 건설본부 등 일부 부서와 도에서 설립한 17개 센터가 입주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어서다. 이재명 전 지사에 이은 김동연 지사도 선거운동 기간 동안 구청사 내에 도내 6천여 개의 사회적 경제 기업을 지원할 사회혁신 복합단지를 구성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모두 어려운 말로 들리는 정도다. 사회적 경제 기업을 지원한다는 사회혁신 복합단지 구성부터 도민들이 피부에 느끼기에는 멀어 보이는 이유에서다. 이럴 게 아니다. 보다 확실한 청사진이 있어야 한다.
전해 듣기에 지난 6월 민선 8기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도 옛 도청에 스타트업, 소셜벤처, 사회적 약자, 청년, 지역공동체 문화예술인 등이 입주·참여하는 경기도 차원의 새로운 창업·복합 문화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렇다면 당장에 경기도청 구청사 내 주차장 입구에 거미줄부터 청소하면서 관리해 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이렇게 계획안만 무성할 뿐 아직까지 구청사 활용방안에 대한 확정된 사안이 없는 상황이라면 곤란해진다. 비단 구 청사 인근 상인들의 아우성에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다. 자칫하면 일대가 슬럼화 될 수 있다는 절박감도 포함된다. 하루빨리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어쩌면 진작부터 확실히 해 두고 이전했어야 할 문제였다. 자신들 가정에 이사와 활용문제라면 이렇게 허술하게 놔 뒀을까 하는 의문도 곁들여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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