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수원시의원 시점] 조명자 "안정된 수원시민 삶의터전 만들 것"
입력 2022-01-08 22:43:42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
'우리동네 국회'라고도 불리는 지방의회, 수원시의회엔 37명의 시의원이 있습니다. 수원시장이 세금을 적절하게 쓰는지 감시하면서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정책 추진을 위해 '우리동네 법안'이나 마찬가지인 조례를 만들어 시행되도록 하는 일을 합니다. 365일 24시간 자나깨나 '우리동네 걱정'뿐인 사람들이죠. 2018년 임기를 시작한 제11대 수원시의회 의원들이 지금까지 '우리동네 주민'들을 위해 무슨 일을 했는지, 그들은 원래 어떤 인생을 살았었는지 각 시의원들과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전지적 수원시의원(1인칭) 시점'에서 소개합니다.
안정된 수원시민 삶의터전 만들 것
안녕하세요? '세류1동·세류2동·세류3동·권선1동' 대표시민 조명자입니다
조명자 수원시의원. /경인일보DB
저는 수원시의원 조명자(56)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지역구인 세류1동·세류2동·세류3동·권선1동 주민들을 위해 매일 땀 흘려 일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통합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수원을지역위원회 여성위원장을 맡으며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과거 학원과 어린이집에 몸 담으며 맺은 지역 사회와의 인연이 계기였죠. 물론 처음엔 낯설게만 생각했습니다. 어렵고 힘들다고만 여겼는데 직접 겪어보니 지방 정치가 정말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중앙 정치 못지 않게 지방 정부의 역할이 크다는 걸요.
특히 우리 동네 주민들에게 큰 영향력을 미치는 건 지방 정치입니다. 그래서 우리 동네 대표시민으로 봉사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고 이렇게 3선(제 9~11대) 의원으로 주민들을 위해 일하고 있어요.
"우리 동네 아이들이 곧 내 아이죠."
학원과 어린이집에서 일한 경력 때문인지 유독 아이들에게 관심이 컸습니다. 지난 2014년 수원 정자동의 한 아동 주간보호시설을 방문한 날이 있었어요. 장애를 가진 아이들도 적지 않았죠. 장애인들은 거주지를 다른 곳으로 옮기기 어려운 특징이 있어요. 무엇보다 기존에 지원받던 시설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기도 어렵습니다. 한 곳에서 오래 지낼 수밖에 없는 불가피함이 있는 거예요. 이후 아이들은 성인이 되기까지 그 곳에서 지냈고 성장해 가며 시설이 점점 비좁아지기 시작했어요.
당시 시설 원장님이 시청에 증축을 요청했지만 녹록지 않은 여건에 증축이 진행되진 못 했다고 해요. 그 얘길 전해 듣고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2016년 관련 상임위원장을 맡으며 시설 증축 추진이 본격화될 수 있었어요. 운 좋게도 해당 심의위원회에서 증축이 아니 신설 의견이 나오며 낡았던 주간보호시설을 새로 지을 수 있게 됐죠.
30인실 규모였던 오래된 시설을 70인실 규모로 신축해 지난 2019년 말부터 지금까지 운영 중이에요. 무엇보다 감사했던 건 당시 인근 지역 주민들도 반대보다는 오히려 호의적 의견을 주셔서 주민들의 높은 장애 인식까지 느낄 수 있었다는 겁니다.
우리동네 주민이 처한 상황과 의견이 '최우선'
반대로 정말 마음아픈 기억도 있었어요. "자살하겠다"며 약 봉지 들고 의원실로 찾아오신 분이었는데 지금은 그 덕분에 민원 하나 하나를 더욱 내 일처럼 최선 다해 해결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아직 초선이던 지난 2011년의 일이에요.
지역구 대부분이 오래된 원도심이다 보니 공영주차장을 만들어 달라는 민원이 많았습니다. 한 지역의 공영주차장 조성사업을 추진하게 됐고 쉽지 않았지만 조성부지를 찾게 돼 사업을 진행하게 됐어요. 그런데 별다른 건물이 지어져 있지 않던 한 공터 부지 소유주와 관련해서는 보상 심의를 완전하게 하지 못하면서 일이 벌어졌죠. 행정 절차상으로는 문제 없었는데 해당 소유주의 의견을 완전히 듣지 못한 채 진행되다 보니 나중에 최종 보상액과 관련된 반발이 생겨난 거예요. 불가피한 이유로 그 소유주의 보상금이 주변 부지에 비해 적었던 겁니다.
법적으로는 되돌리기도 어렵고 딱히 문제가 되는 부분도 아니었는데 해당 소유주의 의견도 일리가 있었고 충분히 억울할 만한 상황이었어요. 담당 부서나 제가 보상절차 중간에 상황을 미리 알았더라면 이 분 사정을 더 귀담아 듣고 해결 방안을 찾든, 설득을 했을텐데 정해진 절차로만 진행되다가 갑자기 일이 터지다 보니 생긴 일이었죠. 이후로는 어떠한 민원이나 사업을 추진하던 주민들의 사정과 의견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됐어요.
'난임부부, 학교밖청소년' 지원 조례 기억에 남아
12년 간 시의원으로 일하며 새로 만들고 바꾼 여러 조례 중 기억에 남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난임 부부를 위한 '한방난임치료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그 중 하나예요. 전국 최초로 적용한 부분이 있어 더욱 뿌듯하기도 하죠. 난임으로 고생하는 부부에게 한방 치료 지원으로 임신을 돕도록 한 조례인데, 사실 난임의 원인이 여성에게만 있는 게 아니라 남성에게도 있을 수 있다 보니 양방이 모두 지원을 받도록 한 내용입니다.
이건 전국에서 처음 만들어진 조례라 더욱 뿌듯하네요.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조례안'도 제 의정 활동을 대표할 만한 우리 동네 법률 중 하나에요.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기존의 여러 정책과 지원 사업으로 큰 어려움 없이 학업에 충실할 수 있지만 가정 빈곤, 가족 해체, 학교 부적응 등 여러 이유에 학교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청소년들은 마땅치 못 한 상황이 많습니다. 그래서 만든 조례가 바로 학교 박 청소년 지원에 관한 조례예요. 이를 통해 학교 밖 청소년들이 검정고시나 학원비, 취업 지원비 등을 받아 대학도 진학하고 취업도 할 수 있게 됐죠. 가장 뿌듯한 조례이기도 합니다.
우리동네 주민 군소음피해 합리적으로 받는 날까지
제 지역구인 세류동은 수원에서 수원군공항 소음 피해가 가장 큰 곳 중 하나입니다. 나라를 지키는 군공항 주변에 산다는 이유로 극심한 소음 고통을 끌어안고 살아 온 주민들이 있는 곳이에요.
그동안은 소음피해와 관련한 소음보상을 각 주민들이 집단 개인소송으로 국가로부터 받아왔어요. 그런데 올해 1월부터는 정부가 직접 주민들에게 일정 기준에 따른 보상을 해주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비합리적인 기준을 통해 보상이 진행되다 보니 주민 반발이 심하다는 거예요. 같은 아파트이거나 동네라도 동이 다르거나 담장 하나 건너로 보상 유무가 갈리는 일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수원시의원들은 정부를 상대로 더욱 합리적인 보상 기준을 세워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조례가 아닌 상위 법률 개정이 필요한 부분도 있어 이와 관련한 법령 개정 요구도 끝까지 이어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안정된 수원시민 삶의터전 가꾸도록 살필 것"
지난 2010년부터 지금까지 12년 간 우리 동네 대표시민으로 봉사한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뒤돌아 보면 아쉬움과 부족함이 많은 것도 사실이에요.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 자체가 정치이고 복지입니다. 새해엔 주민들이 생활하는데 불편 없이 안정된 삶의 터전으로 가꾸어지도록 더욱 꼼꼼히 살피고 일할 예정입니다.
특히 2년여 간 계속되는 코로나19 여파에도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소상공인과 지역 주민,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일상 회복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방법을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역구와 관련해선 권선동 세지로 상가 좁은 도로의 주차공간 부족 등으로 교통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중화 사업으로 주차공간 확보와 양방향 차량 흐름을 원활히 하도록 도로 폭을 넓히게 됐고 올해 9월 준공되면 상권이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2단계로 간판 정비사업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 도시재생 뉴딜 사업을 통해 50년여 오래 된 빌라와 관련해 가로정비 사업 예산을 일부 지원 받아 생활형 주택을 건축할 예정입니다. 골목길 리모델링 사업도 병행할 예정이라 원도심의 새로운 변화도 이뤄낼 걸로 보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지쳐가는 지역 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을 줄 수 있는 사업들을 추진하게 돼 마음이 흐뭇하며 앞으로도 더욱 많은 사업을 추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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