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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수도권 아파트값… 추석 지나면 오를까 내릴까

혼돈의 수도권 아파트값… 추석 지나면 오를까 내릴까

기자명 박다예

입력 2020.09.28 21:10

수정 2020.09.28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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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가격 전문가 전망 "연말까진 하락 전환 어려울 듯"… 급매물 많지 않고 저금리로 유동자금 유입

경기 군포시 산본동 대장주 아파트 ‘삼성래미안하이어스’ 단지 모습. 군포시는 ‘6·17 부동산 대책’에 따라 비규제 지역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직행했다. 중부DB

"아파트 가격 언제 떨어지겠어요?"

요즘 중부일보 취재진이 어딜 가나 묻는 질문이다. 한쪽에선 ‘강남 아파트는 오늘 가장 싸다’며 부동산 불패신화를 주장하는 반면, 다른 쪽에선 가격 거품이 심하게 꼈다며 폭락할 것이라 비관한다. 무주택자는 혹자 말마따나 지금이라도 사야 할지, 다음을 기약해야 할지 혼돈에 빠졌다. 적금이며 퇴직금, 대출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유주택자는 혹여나 집값 떨어질까 노심초사다. 수도권 아파트는 60여 주째 상승세인 가운데 지역별로 상승 또는 하락세를 보여 ‘희비’가 교차하는 상황이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혼조 상태인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짚어보고, 전문가 전망을 들어봤다.

경기 하남 위례신도시 학암동 ‘위례그린파크푸르지오’. 3기 신도시 청약 대기 등으로 인한 전세 수요 급증과 공급난으로 전용 113㎡가 12억 원에 거래됐다. 중부DB

◇경기 급등 지역 상승률 낙폭 커…상승·하락 엇갈려= 28일 한국감정원의 전국주간아파트가격동향 조사 결과, 지난 21일까지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아파트 매매가는 64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한 가운데 상승폭은 크게 축소했다. 수도권 아파트는 지난해 상반기 하락세로 고전하다 8월 상승 전환한 뒤 올해 2월 주간 변동률 0.30%까지 치솟았다. 다시 변동폭이 좁아졌다가 6·17 대책 직후인 6월 22일 0.28% 정점을 찍었다. 부동산 대책 효력이 나타나면서 지난달 초중순부터 0.07~0.09% 오름폭에 머무르고 있다.

경기 지역은 6·17 대책 직후 주간 변동률 0.39%까지 올랐다가 지난 21일 기준 0.10%로 떨어졌다. 지역별 변동률 변화가 가장 큰 곳은 김포로, 규제 지역에서 제외된 풍선효과로 한 주 동안 무려 1.88% 상승했다가 0.07%로 낮아졌다. 뒤이어 안산 단원(0.82%→0.00%), 안산 상록(0.64%→-0.01%), 수원 팔달(0.58%→0.02%), 수원 장안(0.58%→0.04%), 평택(0.56%→0.12%), 하남(0.61%→0.17%), 구리(0.62%→0.18%), 수원 영통(0.49%→0.07%), 광주(0.49%→0.10%) 등 순으로 큰 폭 축소했다.

특히 올해 들어 집값이 많이 오른 수원 팔달(올해 누적 변동률 19.57%), 구리(18.42%), 수원 권선(17.99%), 수원 영통(16.80%), 용인 수지(15.57%) 등 지역의 상승률 낙폭이 컸다. 일부 지역은 보합이거나 하락 전환하는 등 집값 거품이 빠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한때 주간 상승률이 0.64%로 치솟았던 안산 단원(21일 기준 -0.01%)은 지난달 중순부터 6주째 하락세다. 수·용·성(수원·용인·성남) 다음으로 안산과 함께 2차 풍선효과를 누린 시흥은 보합세다.

 

경기 성남 분당 동판교 대장아파트 ‘판교푸르지오그랑블’ 단지. 중평형인 전용 98㎡는 지난 7월 9억 원 초중반에 거래되다가 지난달 10억 원에 계약서를 썼다. 단지 앞으로 보평중학교가 입지해 있다. 중부DB

◇서울 급매물에 시장 ‘혼란’…"연말까진 안 떨어진다"= 서울은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등 ‘똘똘한 한 채’ 정책에 매수세가 몰리면서 6~7월 주간 상승률이 0.06~0.11%로 올랐다가 7·10 보완대책과 8·4 공급대책 이후 5주째 0.01%를 유지하고 있다. 거듭된 규제 강화에도 서울 부동산이 하락 전환하지 않는 까닭은 대장아파트 대형평형의 강세와 서울 유입인구의 중형평형 수요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런데도 최근 일부 대단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등장하면서 집값 하락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비관론이 나온다.

실제 강동 상일동 ‘고덕아르테온’(전용 84㎡)은 지난달 22일 17억 원(10층)에 팔렸지만, 이달 7일 14억7천만 원(16층)에 거래됐다. 2주 만에 2억3천만 원이나 빠진 셈이다. 마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4단지(전용 84㎡)는 지난달 26일 17억1천500만 원(19층)에서 이달 1일 15억9천만 원(15층)으로 거래가가 내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집값이 하락 전환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집값 폭락을 우려할 정도로 급매물이 많지 않고,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유동자금이 지속해서 시장에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하반기 3기 신도시 토지 보상금이 풀리는 등 저금리 기조에 더해 유동자금이 풍부해져 아파트값을 받쳐줄 것"이라며 "일부 고평가된 지역은 아파트값이 떨어질 수 있겠으나, 강서 등 중저가 지역은 여전히 신고가 행진을 보이고 있어 값이 크게 떨어지는 것까지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당분간 아파트 거래량은 줄고 강보합세가 유지되겠다"며 "다주택자 양도세율 인상, 단기거래자의 세율 강화, 종부세율 인상 등 과세 강화 방안이 시행되기 앞서 내년 상반기 시장에 풀리는 매물이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원갑 KB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월별로 1만5천 건까지 오르던 거래량이 이달 들어 2천 건에 미치지 못해 패닉 바잉이 진정되는 추세"라면서도 "워낙 저금리 기조인 탓에 크게 가격이 빠지지는 않을 것이다. 일부 급매 건을 보고 하락을 예상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고 내다봤다.

박다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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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다예 pdye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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