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오정희씨가 쓴 ‘중국인 거리’라는 작품이 있다. 6.25 도중에 인천으로 이주해 와 중국인 거리 속에 살게 된 한 소녀의 눈을 통해 본 전쟁의 비극상을 그리고 있다. 중국인거리를 비롯한 외국인거리는 인천 차이나타운 말고도 여러 곳에 존재한다. 인천 차이나타운은 아예 관광객을 노린 관광지로 육성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외국인 거리는 해당 지자체에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안산의 경우 원곡본동에 형성된 다문화거리는 중국 등 60여 개국 6만여 외국인의 생활공간으로, 2009년 안산시로부터 다문화마을특구로 지정됐지만 문제점이 많다.
일명 ‘국경 없는 마을’로도 불리는 안산 다문화거리는 외국인들이 어우러진 이색 공간으로, 외국인들이 80%가량 자체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아시아권의 100개가 넘는 다양하고 별난 음식을 맛볼 수 있지만 외국인 범죄도 그만큼 많이 일어난다. 안산 단원경찰서에 접수된 외국인 범죄는 2007년 408건, 2009년 790건, 2011년 863건 등으로 매년 증가추세를 보인다. 특히 밤의 안산 다문화거리는 '무법천지'라고 이곳에 사는 내국인 주민들이 탄식하고 있을 정도다. 안산만 그런 것이 아니다. 수원역 일대에도 중국인 거리가 형성돼 있다.
구 수원터미널이 있었던 고등동 일대는 얼마 전부터인가 한 두 곳 씩 슬금슬금 중국인 점포들이 들어서더니 어느새 중국인 거리가 됐다. 이 일대는 2001년 시외버스터미널이 이전된 뒤 수원시가 고등동주민센터 일대 20만㎡를 재개발구역으로 지정한 곳이다. 그러나 재개발이 지연되면서 땅값이 떨어졌다. 이에 2008년부터 중국인들이 모여들며 자연스럽게 술집과 식당, 노래방 등이 생겨 중국인 상권이 형성된 것이다. 그런데 이곳에서도 영락없이 범죄가 뿌리를 내렸다. 이번에는 아예 지역 조폭과 중국인이 손잡고 폭행을 일삼은 것이다.
중국인 윤 모씨 등은 수원역전파 조폭들을 등에 업고 업주들을 협박, 돈을 뜯고 업소를 헐값에 빼앗으려 폭행을 일삼은 혐의로 구속됐다. 수원역 중국인거리에서 귀화 중국인인 이모씨의 다방을 빼앗기 위해 주기적으로 협박해 업소를 문닫게 했으며 성매매를 알선하고, 식당을 운영하는 이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등 범죄를 저질러왔다. 지난해 도내에서 일어난 외국인 범죄는 살인(미수포함) 45명, 강도 40명, 강간 95명, 절도 487명, 폭력 2천930명 등 총 8천507명이라고 한다. 글로벌·다문화시대에 한국으로 오는 외국인들을 막는 건 어렵다. 그러나 언제까지 외국인 범죄에 미온적일 수는 없다. 좀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