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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회원국 중 8년째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의 나라.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1만5천여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우울증, 경제적 여건, 사회 부적응, 이성 문제 등 원인은 다양하지만 명확한 해결책은 없는 상황.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는 것 뿐이다.
김미숙(46·여) 수원시 자살예방센터 상담사는 오늘도 스스로 삶을 포기하려는 생명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 하고 있다. 그의 하루는 자신에게 의지하고 있는 자살상담자를 위한 기도로 시작된다.
“자살이라는게 찰나의 순간입니다. 그 순간만 넘기면 자살을 시도할 확률은 줄어듭니다.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그 찰나의 순간을 막기 위해 상담자들과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에게 관심을 쏟고 있어요.”
그는 최근 경기도가 운영하는 ‘생명사랑 프로젝트 전담인력’으로 선발돼 지난달 1일부터 수원시에서 자살예방상담사로 일하고 있다.
김 상담사가 현재 맡고 있는 자살 위험군은 20여명이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성인,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자살을 고민하고 있는 노인이 대부분이다.
1999년 정신보건간호사로 상담 업무를 시작한 그는 용인과 광주시 등에서 정신질환 상담을 하다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자살상담을 시작했다. 부친이 농약을 마시고 자살한 것이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났다. 부친의 자살은 가정 불화가 원인이었다. 상담일을 하던 김 상담사도 전혀 낌새를 채지 못했다고 했다. 아버지의 자살은 일순간에 이뤄졌다.
김 상담사는 졸지에 자살 유가족이 됐고 그 때문에 한동안 힘들어했다. 자살상담사를 찾아가 상담을 받기도 했다. 마음을 추스린 김 상담사는 자살예방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전문 자살 상담사의 길로 들어섰다.
그가 말하는 최고의 자살 상담은 ‘교감’이다
“설득하려고 하면 절대로 안돼요. 그들은 이미 자살해야겠다는 마음을 몇 번이나 먹었던 사람이기 때문에 다시 결심하는 것이 어렵지 않아요. 그들의 얘기를 들어주면서 친구가 되고 마음을 열때 대화는 시작돼요.”
김 상담사는 지난 10여년 동안 1천여명의 자살 위험군을 상담했다.
그는 “자살하는 사람 10명 중 8명은 자살하려는 이유를 명확하게 말한다”면서 “가족과 지인들은 그들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상담사는 자살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혼자라고 생각하지 말고 누군가와 그 문제를 의논해 해결하려는 생각을 하길 바래요. 한 순간의 고비만 넘기면 돼요. 죽고자 하는 생각이 강하면 그 만큼 살고자하는 마음도 강하니 꼭 누군가의 손을 잡길 바래요.”
그는 “자살 충동이 생기고, 주위에 도움을 받고 곳이 없을 땐 지역자살예방센터를 방문하거나 자살예방상담전화(1577―0199번)으로 연락해달라”고 말했다. |